‘대투수’ 양현종이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운 날 KIA도 짜릿한 역전승으로 ‘거인 공포증’을 벗어났다. KIA는 2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안방경기에서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혈투 끝에 6-5로 승리했다. 5연승 행진을 이어간 선두 KIA는 같은 날 두산에 패한 2위 삼성과의 승차를 6경기로 벌렸다.
이범호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KIA는 올 시즌 선두 자리를 지켜왔지만 유독 롯데과의 대결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전날까지 롯데와의 상대 전적은 3승 7패 1무였다. 유일한 무승부 역시 14-1까지 앞서 나가다가 역전을 허용한 뒤 간신히 무승부로 마무리지은 경기였다. 20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3-1로 앞선 4회초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경기가 노 게임 선언되는 불운도 겪었다.
이날도 승리하기까지의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4회까지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송진우(은퇴)가 갖고 있던 통산 최다 탈삼진(2048개)에 2개만을 남겼던 양현종은 3회초 상대 2번 타자 윤동희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개인 통산 2049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송진우(은퇴)가 갖고 있던 통산 최다 탈삼진(2048개)를 넘어선 신기록이었다. 양현종은 이날 7개의 삼진을 더하며 통산 2053탈삼진으로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닥터 K’가 됐다.
하지만 3-0으로 앞선 5회초 양현종이 갑자기 흔들리면서 승부도 한치 앞을 바라볼 수 없게 됐다. 양현종은 노진혁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더니 곧이어 손호영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KIA는 곧이은 5회말 김선빈의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5이닝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4실점한 양현종은 4-4 동점이던 6회초 마운드를 곽도규에게 넘겼다. 하지만 곽도규가 곧바로 롯데 전준우에게 역전 솔로포를 허용하면 KIA는 다시 한번 패배 위기에 몰렸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하늘이 돕지 않는 듯했다. KIA는 7회말 최원준이 2루수 실책으로, 김도영이 좌전안타로 각각 출루하며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그런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되고 말았다. 그대로 경기가 끝났으면 우천 콜드 게임을 당할 판이었다. 다행히 비가 잦아들면서 경기는 다시 속행됐고 KIA는 나성범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약속의 8회에 마침내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이우성의 우익선상 장타성 타구가 롯데 우익수 윤동희의 다이빙캐치에 막혔지만 2사 후 변우혁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리며 불씨를 살렸다. 대주자 김규성은 롯데 투수 김상수의 폭투 때 3루를 밟았다. 2사 3루에서 후속 타자 박찬호는 3루수 앞 땅볼을 쳤으나 전진해 들어오던 롯데 3루수 손호영이 공을 놓치면서 3루 주자 김규성이 재역전을 시키는 6번째 득점을 올렸다. 한 점 차 리드에서 9회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KIA는 짜릿한 한 점자 역전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NC는 청주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8-2로 승리하며 마침내 11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선발 투수 이용준이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가운데 국가대표 포수 김형준이 3연타석 홈런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전날까지 1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던 김형준은 2-0으로 앞선 5회 솔로 홈런, 6회 3점 홈런에 이어 8회 다시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호이자 통산 57호 3연타석 홈런이다.
두산은 포항 방문경기에서 삼성을 5-2로 꺾었다. 경기 초반 0-2로 뒤지던 두산은 4회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추격했고, 5회 2사 만루에서는 이유찬이 2루수 머리 위를 살짝 넘어가는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제러드는 한 점을 더 달아나는 적시타를 쳤다. 6회에는 김재환의 쐐기 솔로포가 터졌다. 5-2로 앞선 9회 등판한 두산 마무리 김택연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16세이브째를 수확하며 2006년 나승현(전 롯데)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와 타이를 기록했다. 19세 2개월 18일인 김택연은 또 역대 최연소 전 구단 상대 세이브 기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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