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약속의 8회’였다. 선두 KIA가 이틀 연속 ‘천적’ 롯데를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향해 한 발 더 다가섰다. KIA는 2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과의 안방 경기에서 초반 0-4로 뒤지다 결국 6-4로 승리했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린 KIA는 10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70승(2무 46패)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70승에 선착한 팀이 정규시즌 1위를 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확률은 76.5%(34번 중 26번)에 달한다. 이번 시리즈 전까지 롯데에 3승 7패 1무로 밀리던 KIA는 이틀 연속 8회에 역전승을 거두며 상대 전적을 5승 7패 1무로 만들었다.
경기 직전 내린 폭우로 30분 늦게 경기가 시작된 가운데 KIA는 2회 선취점을 내준 데 이어 3회에는 윤동희와 고승민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0-3으로 뒤졌다. 선발 투수 김도현은 4회에 빅터 레이예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스코어는 0-4로 벌어졌다. 롯데 선발 반즈에 막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하던 KIA는 4회 이우성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따라 붙었다. 5회에는 김태군이 반즈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트려 2-4까지 추격했다. 6회말 공격에서는 최연소 30홈런-30클럽의 주인공 김도영이 솔로홈런을 때려 3-4로 턱밑까지 따라갔다. 김도영의 32호 홈런이었다.
그리고 KIA에게 ‘약속의 8회’가 왔다. 선두 타자 박찬호와 김선빈이 롯데 3번째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김도영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가 됐다. 왼손 타자 소크라테스를 잡기위해 롯데 벤치는 김상수를 내리고 왼손 투수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진해수의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쳐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꿰뚫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계속된 무사 1, 2루에서 역시 왼손 타자인 나성범도 곧바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 한 점을 더 달아났다.
KIA는 선발 투수 김도현이 4이닝 밖에 버티지 못했지만 5회부터 구원 등판한 김기훈이 2이닝을 2이닝을 1피안타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7회에 등판한 최지민이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볼넷 2개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으나 전상현이 아웃카운트 5개를 완벽하게 잡아내면서 구원승을 따냈다. 시즌 7승째. 퍼펙트로 잡아내는 위력을 떨치며 구원승을 따냈다. 정해영이 9회를 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9회 등판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5세이브(2승 3패)째를 수확했다. 5위권을 향해 전력을 다하던 롯데는 이틀 연속 경기 막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8위(50승 59패 3무)로 추락했다.
LG는 서울 잠실 경기에서 오스틴의 만루 홈런 등 홈런 2개 포함 14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SSG를 13-3으로 완파했다. 1회말 문보경의 적시타와 밀어내기 볼넷으로 먼저 2점을 낸 LG는 2회 무사 만루에서 터진 오스틴 딘의 우중월 그랜드 슬램에 힘입어 6-0으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첫 만루 홈런을 때린 오스틴은 107타점으로 이 부문 선두를 굳게 지켰다. LG 선발 투수 최원태는 6이닝 3실점(1자책점) 투구로 시즌 8승(5패)째를 따냈다.
KT는 수원 경기에서 최하위 키움을 3-2로 제압하고 같은 날 LG에 패한 SSG와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KT 황재균은 2-2 동점이던 6회말 키움 두 번째 투수 김선기를 상대로 왼쪽 폴을 맞히는 대형 결승 솔로 아치를 그렸다. 두산-삼성의 포항 경기는 폭염으로 취소됐다. 인조 잔디 구장인 포항 구장은 이날 복사열에 따른 그라운드 온도가 50도에 이르렀다. 폭염 취소는 올해 4번째다. NC-한화의 청주 경기도 우천으로 순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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