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지훈련에서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을 지휘 중인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선수들 간의 실력 차를 줄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OK저축은행은 26일 2023~2024시즌 일본 V리그 디비전1 도레이 애로우즈와 맞붙어 전력을 점검한 뒤 27일 츠쿠바 대학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29일과 30일에는 다시 도레이와 평가전에 임한다.
오기노 감독은 29일 “우리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 연습경기가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솔직히 경기 내용에 만족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가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OK저축은행은 비시즌 동안 선수단에 큰 변화를 줬다. 새 외국인 선수 루코니(이탈리아)와 아시아쿼터 장빙롱(중국)이 합류했다. 다만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했던 레오(현대캐피탈)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부상으로 이탈한 이민규 등 유독 부침이 심했던 세터 자리는 아직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기존 멤버 박태성, 강정민에 이어 대한항공에서 정진혁이 합류했으나 큰 그림을 그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새로 영입한 미들블로커 진성태와 아웃사이드 히터 신장호는 완전히 팀에 녹아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오기노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오기노 감독은 “도레이는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상당히 탁월하다. 이런 팀을 상대로 우리 팀이 시스템적으로 경기를 어느 정도 풀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봤다”며 “생각보다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 팀의 선수층이 조금 더 두꺼워졌으면 좋겠다. 수준이 높은 선수들과 낮은 선수들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며 “이번 연습경기를 통해 성과를 내는 선수들이 있는지 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도레이는 조직력을 앞세워 코트 안의 선수가 고르게 득점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어떤 한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토스가 올라가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오기노 감독이 펼치고 싶은 플레이가 바로 도레이의 경기 방식이다.
오기노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19명 선수 전원의 면면을 살피는 중이다. 레오에 의존하던 공격 형태에서 벗어나 모든 선수가 고르게 활약하는 조직력 있는 배구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이는 더 나아가 외국인 선수의 공격에만 의존하는 한국 배구의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려면 ‘오기노 배구’가 성공을 맛봐야 한다.
오기노 감독은 “선수 한 명이 혼자 모든 걸 해결하고 돋보이는 플레이는 결국 팀이 분리되는 부작용을 낳는다”며 “팀 플레이를 하면 실책이 적어지는 게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팀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OK저축은행 배구가 재미있고 경기장에 가서 응원하고 싶은 팀이라고 생각하는 관중들이 생긴다면 성적은 비례해서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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