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 유해란(23)이 4일간 롤러코스터 같은 플레이를 펼친 끝에 통산 2승째를 따냈다.
유해란은 2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TPC 보스턴(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FM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적어 낸 유해란은 고진영(29)과 동타로 연장전에 돌입한 뒤 18번홀(파5)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 파를 지키며 보기에 그친 고진영을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57만 달러(약 7억6000만 원)다.
LPGA투어에 데뷔한 지난해 10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신고하며 신인왕에 올랐던 유해란은 11개월 만에 통산 2승째를 달성했다. 올 시즌 한국 선수의 LPGA투어 우승은 6월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의 양희영(35)에 이어 두 번째다.
신설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이 됐지만 과정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첫날 3언더파 공동 2위로 무난하게 대회를 시작한 유해란은 2라운드에서 생애 최고인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단숨에 6타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낸 이날 모습으로만 보면 우승도 쉽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유해란은 6타를 잃으며 선두 고진영에게 4타나 뒤진 공동 6위로 미끄러졌다. 버디 3개를 잡는 동안 보기 5개와 더블보기 2개를 범하며 하염없이 추락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는 또 정반대였다. 16번홀(파3)에서 첫 보기를 기록할 때까지 버디만 9개를 잡아내며 급반등했다. 이날 8언더파를 친 유해란은 고진영과 동타를 만들었고, 결국 연장전 끝에 승리했다.
올 시즌 몇 차례 우승 기회를 날린 뒤 시즌 첫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춘 유해란은 “지난해 첫 번째 우승 때도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 두 번째 우승 역시 또 힘들었다. 이번 대회 2~4라운드에서 정말 모두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게 골프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믿으려 노력했고, 주변 동료들과 봉사자들,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다음번 우승은 좀 더 쉽게 해내고 싶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고진영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채 시즌 두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타차 선두로 출발한 고진영은 2번홀(파5)과 4번홀(파4)에서 두 차례나 이글을 잡아내며 순항하는 듯했지만 중반 이후 티샷이 흔들리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정규 홀 마지막 18번홀에서 2.5m 버디 퍼트를 놓치며 연장전으로 끌려 들어간 그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3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면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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