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소총 이어 소총 3자세 金
혼성 소총 50m 복사 3관왕 도전
“편안하게 쏴 신기록까지 나와”
‘스마일 슈터’ 박진호(47)가 한국 선수 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첫 2관왕에 올랐다.
박진호는 3일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SH1 등급(척수장애) 남자 소총 3자세 50m(R7) 결선에서 패럴림픽 신기록인 454.6점을 쏘며 2위 둥차오(39·중국·451.8점)를 2.8점 차로 따돌렸다. 그러면서 지난달 31일 열린 남자 공기소총 10m 입사(R1)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진호는 “첫 금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정신이 없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느낌”이라며 “내가 시원한 것을 좋아하는 데 오늘 날씨가 시원해 편안하게 쐈다. 그래서 패럴림픽 신기록까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박진호는 2002년 낙상으로 휠체어에 앉게 됐다. 박진호는 이 일로 ‘체육인이 되겠다’는 꿈을 접으려 했지만 큰누나 박경미 씨(51)가 “장애인도 운동을 할 수 있다”며 동생을 설득했다. 박진호는 “남자다운 운동이 하고 싶다”면서 사격을 선택했다.
박진호는 이후 2014년 세계장애인사격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에 오르는 등 ‘장애인 사격의 진종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패럴림픽 금메달과는 유독 인연을 맺지 못했다. 첫 패럴림픽 무대였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빈손으로 돌아왔고 3년 전 도쿄 대회 때도 은, 동메달을 1개씩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 2관왕으로 한을 푼 박진호는 5일 열리는 혼성 소총 50m 복사(R6)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박진호가 이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면 한국 장애인 사격 역사상 최초로 패럴림픽 단일 대회 3관왕 타이틀을 얻게 된다.
박진호는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땄을 때도 하루만 축하받고 그 다음 날부터 ‘그냥 한 경기가 끝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들떠 있었다면 2관왕도 없었을 것”이라며 “패럴림픽에 한이 많기 때문에 다음 경기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 대회를 마치고 본가와 처가를 돌며 파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호의 아내인 양연주(44)도 장애인 사격 선수다. 두 사람은 같은 병원에서 함께 재활하다 사랑을 키워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리고 남편 권유로 아내도 총을 들면서 사격 선수 부부가 됐다. 이번 대회에는 함께 출전하지 못했지만 2022년 창원 세계장애인선수권 때는 부부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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