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일 팔레스타인과 헛심 공방 끝에 0-0 무승부
공수 모두 답답한 흐름…홍명보호 입지 더욱 흔들려
박문성 해설위원은 "믿기지 않는 경기 내용과 결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복귀전이 실패로 끝났다. 안방에서 팔레스타인과 졸전을 펼치며 내용과 결과 모두 놓쳤다. 축구 전문가 역시 전술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의 한국은 지난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우려와 비판 속에 닻을 올린 홍명보호가 첫 항해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PSG),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김민재(뮌헨)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출격했지만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이날 한국은 점유율을 쥔 채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득점까지 연결하지 못했다.
후반 14분 에이스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안 노마크 찬스에서 시도한 슈팅은 하늘로 떴고, 후반 41분 베테랑 손흥민이 침투로 잡은 결정적인 기회는 골대에 막혔다.
두 장면 외에도 흐름 자체는 가져왔지만 내려앉은 상대를 뚫을 만한 뚜렷한 전략은 보이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 상 한두 수 아래인 팔레스타인과의 졸전으로 홍 감독은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졌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6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팔레스타인전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고 믿기지 않는 경기 내용과 결과다. 큰 틀로는 전술적 완성도가 매우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슈팅을 때리는 건 결과다. 슈팅을 만드는 건 과정이고 전술이다. 그런데 그 과정을 만드는 약속, 패턴, 실행 이런 것들이 약하니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어제 경기는 공격과 수비 모두 마찬가지였다. 선수들 개개인이 하나의 팀으로서 움직이는 그런 전술적인 부족함이 분명하게 드러난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들 몸이 무거워 보였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옆 동네 일본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해외파 선수들은) 유럽에 있다가 넘어왔고 시차와 피로도 다 똑같다. 근데 거기는 컨디션 관리에 큰 문제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전술의 책임이 감독에게 있는 것처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역시 감독에게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한국이 팔레스타인과 헛심 공방에 그친 동안 일본은 안방으로 중국을 불러들여 7-0 대승을 거뒀다.
박 위원은 “휴식을 어떻게 주고 회복 훈련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다 감독이 조절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은 전반전과 후반전에 매우 적절하게 선수 교체를 진행했다. 유럽에서 어느 정도 경기를 뛰었던 선수는 빨리 빠졌다”고 전했다.
이어 “근데 (홍 감독은) 손흥민도 몸이 무거웠지만 끝까지 그냥 써버렸다. 그러면 손흥민도 욕을 먹고 팀도 경기가 안 된다. 그런 컨디션 관리 영역도 감독 역할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6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차전이 열리는 오만으로 출국한다. 팔레스타인전에서 보여준 문제점을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위원은 “컨디션 문제가 걸릴 것이다. 5시간 시차가 나고 8시간 비행기를 타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전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다 복기해야 되겠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실질적으로 하루 이틀밖에 안 될 것이다”라며 우려했다.
홍명보호는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릴 오만과의 2차전에서 첫 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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