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슬럼프를 겪고 있을 무렵 김영웅의 모습이 문보경에게 깨달음을 줬고, 가지고 있던 습관을 바꿨다.
지난해까지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김영웅은 올 시즌 25홈런, 장타율 0.481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한껏 과시 중이다.
김영웅은 문보경과 공통점이 있다. 문보경처럼 미래 팀의 중심타선을 책임질 차세대 거포로 꼽히고, 4번 타자로 뛰고 있다.
문보경은 “이전에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 콘택트를 하려고 하는 등 나의 스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맞히려고 하기보다 나의 스윙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4월에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루 수비를 하면서 지켜본 김영웅의 스윙이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김영웅의 스윙을 보고 ‘진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도 삼진을 당하더라도 저렇게 한 번 쳐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문보경이 언급한 경기는 4월 23~25일 대구 삼성전이다.
당시 문보경은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4월 23~25일 삼성과의 3연전에서 11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이후 3경기에서도 무안타로 침묵했다.
반면 김영웅은 4월 24일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몰아쳤다.
문보경은 “김영웅이 자신의 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고 롤모델로 삼고 싶을 정도였다. 정말 멋있어서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 그랬더니 ‘공 보고 공 친다’고 하더라. 나도 같은 스타일이라 김영웅처럼 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후배를 보면서도 배울 점을 찾은 문보경은 5월 중순부터 서서히 살아났고, 6월 한 달 동안 타율 0.360(89타수 32안타)에 홈런 6방, 2루타 7개, 타점 15개를 기록하며 부활을 선언했다.
문보경은 장타력에 물이 오른 7월초부터는 줄곧 팀의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그는 “4번 타자로 뛰면서 장타가 많아진 것이 아니라 타이밍이 좋았다. 4월말 생각을 바꾸고 나서 꾸준히 나의 스윙을 가져가고 있었는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타이밍에 4번 타자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웅을 보며 깨달음을 얻은 문보경은 여전히 같은 생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삼진 먹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한 문보경은 “삼진을 당하나, 툭 쳐서 땅볼이 되나 똑같이 아웃이다. 나는 달리기가 빠른 타자가 아니고, 장점을 살려야 한다”며 “가급적이면 나의 스윙을 해서 강한 타구를 만들고, 장타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구가 파울이 되더라도 타이밍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 홈런을 많이 치지 않더라도 나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맞다”며 “아직 나는 홈런 타자라기보다 중장거리 타자다. 장점을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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