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간 열전 ‘패럴림픽 드라마’ 폐막
목표 초과달성, 센강서 격려 행사
단장 “선수-감독에 순금메달 선물”
원유민, IPC 선수위원 선거 당선
“감독님과 의무팀, 과학지원팀 등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장애인 탁구 국가대표 김영건(40)은 8일 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에 6번째 금메달을 안긴 뒤 이렇게 말했다. 김영건은 이날 TT4(숫자가 작을수록 장애가 심함) 등급 남자 단식 결승에서 완차이 차이웃(35·태국)을 상대로 3-2(6-11, 11-9, 11-7, 9-11, 11-5) 역전승을 거뒀다. 김영건의 이 금메달로 한국은 이번 대회 개막 전 세웠던 목표(금 5개)를 초과 달성하게 됐다.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58)은 3년 전 도쿄 대회 때 금 2개, 은 10개, 동메달 12개로 종합 41위에 그친 뒤 “선수 발굴부터 육성, 훈련 전 과정에 스포츠 의·과학을 접목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은 10개, 동 14개를 포함해 메달을 총 30개 따내며 약속을 지켰다.
정 회장은 폐회식을 하루 앞두고 마련한 ‘선수단의 밤’ 행사에서 “좋은 성적을 내주신 선수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 최상의 훈련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행사는 12일간 대회를 치르느라 파리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선수단이 ‘낭만의 도시’를 만끽할 수 있도록 센강을 오르내리는 유람선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함께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41)은 “선수단 여러분은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준 지도자, 가족, 급식지원팀, (장애인)체육회 직원 등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문체부도 계속 여러분을 돕겠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더 큰 박수가 나온 건 배동현 한국 선수단장(41·창성그룹 부회장) 발언 때였다. 배 단장이 “이번 대회 참가 선수 83명 전원과 각 종목 감독 17명 등 총 100명에게 (20돈 상당의) 순금 메달을 전달하겠다”고 밝히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 선수촌 한국 숙소에 있는 화이트보드에도 ‘배동현, 스케일 짱’처럼 배 단장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문구가 가득 찼다”고 전했다.
선수단의 밤 행사에는 이번 대회 기간 진행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 선거에서 당선된 원유민(36·사진)도 참석했다. 원유민은 이날 IPC가 발표한 개표 결과 전체 후보 25명 중 4위(296표)로 임기 4년의 선수위원으로 뽑혔다. 한국에서 IPC 선수위원이 나온 건 2017년 홍석만(49) 이후 원유민이 두 번째다.
원유민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혼자였다면 절대 해낼 수 없던 일”이라고 고마움을 전한 뒤 “내가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줄 수 있는 그런 선수위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네 살 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원유민은 열두 살 때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 휠체어 농구 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국적을 회복해 2022년 베이징 겨울 패럴림픽 때는 한국 노르딕스키 대표로 참가했다.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 선수단은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선수단 가족을 포함해 160여 명이 참가하는 해단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이 자리에서 배 단장이 준비한 순금 메달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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