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송성문(28·키움)에게 ‘엘나쌩 클럽’ 문을 열어줄 때가 된 것 같다.
프로야구 팬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팀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남기는 선수에게 ‘○나쌩 클럽’이라는 표현을 쓰고는 한다.
‘○나쌩’은 ‘○○ 팀만 만나면 쌩유(Thank you)’라는 말을 줄인 표현으로 ‘엘나쌩’은 LG를 상대로 강하다는 뜻이다.
송성문은 11일 잠실 방문 경기에서 5-5 동점이던 8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역전 싹쓸이 2루타를 치면서 팀에 8-5 승리를 안겼다.
2015년 프로 데뷔전을 치른 송성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엘상바’(LG 상대 바보)에 가까운 선수였다.
송성문은 이 기간 LG를 상대로 통산 타율 0.179(173타수 31안타)에 그쳤다.
송성문이 통산 타율 0.200 미만을 기록한 상대 팀은 LG밖에 없었다.
송성문은 그래도 이 기간 통산 타율 0.256은 기록한 타자였다.
시즌 타율 0.342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올해는 LG를 만나면 방망이가 더욱 불타오른다.
송성문은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이날까지 LG를 상대로 타율 0.393(56타수 22안타)를 기록 중이다.
그 덕에 키움은 6월 이후 사실상 꼴찌를 도맡고 있는 상태지만 LG를 상대로는 10승 5패를 거뒀다.
키움 주장이기도 한 송성문은 “우리가 내년에 강팀이 되기 위해 팀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라며 “선수들이 남은 경기도 소중하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KT는 이날 수원 안방 경기에서 NC에 2-1 진땀승을 거뒀다.
KT는 이날 안타 개수는 4-8로 뒤졌지만 1회말 장성우(34)가 홈런으로 올린 2점을 끝까지 지켜 승리를 차지했다.
4위 KT는 시즌 전적 66승 2무 65패(승률 0.504)를 기록하며 3위 LG(68승 2무 62패·승률 0.523)를 2.5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이날 경기가 없던 5위 두산(65승 2무 66패·승률 0.496)과는 이제 1경기 차이다.
문학에서는 롯데가 안방 팀 SSG(6위)를 10-2로 꺾고 7위 자리를 되찾았다.
롯데는 프로 1군 경기에서 처음 선발 등판한 박진(25)이 3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사이 타선이 6점을 뽑으면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SSG 선발 투수 김광현(36·SSG)은 4이닝 동안 6실점하며 시즌 10번째 패배를 당했다.
김광현이 한 시즌에 10패를 당한 건 2007년 프로 데뷔 후 올해가 처음이다.
롯데가 7위로 올라가는 동안 8위로 내려앉은 팀은 한화였다.
한화는 이날 대전 안방 경기에서 삼성에 1-10으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삼성에서는 구자욱(31)은 3회초에 시즌 27호 홈런(2점)으로 전 구단 상대 홈런 기록을 남긴 뒤 6회초에도 홈런(2점)을 추가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위 삼성(74승 2무 57패·승률 0.565)은 LG에 5.5경기 차이로 앞서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12일 선발 투수
△잠실: 키움 김윤하-LG 손주영 △광주: 롯데 김진욱-KIA 라우어 △수원: NC임상현-KT 쿠에바스 △대전: 삼성 레예스-한화 김기중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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