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내가 초보 감독이란 생각? 절대 하지 않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19일 03시 00분


프로야구 최초 80년대생 사령탑 이범호 KIA 감독… 부임 첫해 정규리그 1위 이끌어
선동열-류중일 이어 역대 세 번째… 올초 뒤숭숭한 상황서 새 사령탑에
팀 분위기-주전 부상 등 위기에도, ‘형님 리더십’으로 소통… 정상 올라
“선수들 믿어, 한국시리즈 우승할 것”

이범호 KIA 감독이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된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챔피언 티셔츠를 입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인천=뉴스1

“내가 초보 감독이란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사령탑 데뷔 시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뒤 이렇게 말했다. 선두 KIA는 17일 SSG에 0-2로 졌다. 같은 날 2위 팀 삼성도 두산에 4-8로 패했다. 이로써 KIA는 정규리그 7경기를 남겨 놓고 1위 확정 매직넘버가 ‘0’이 되면서 한국시리즈로 직행했다. 이 감독은 단일 리그 체제에서 부임 첫해 팀을 정규시즌 정상으로 이끈 역대 세 번째 사령탑이 됐다. 선동열 감독이 2005년 삼성을, 류중일 감독이 2011년 역시 삼성을 사령탑 데뷔 해에 정규시즌 정상에 올려놨다. 이 감독은 “운 좋게 실패보다 성공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인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을 앞세운 ‘형님 리더십’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인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을 앞세운 ‘형님 리더십’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이 감독은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올 1월 29일 KIA가 호주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떠날 때까지만 해도 그는 팀의 1군 타격코치였다. 그는 감독 없이 시작한 호주 전지훈련 도중인 2월 13일 KIA 새 사령탑에 올랐다. KIA는 전지훈련 출발 당일 김종국 전 감독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구단 협력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KIA 구단은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고 알리면서 “이 감독은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이른 시간 안에 수습하기엔 이 감독이 너무 어린 것 아니냐 하는 시선도 있었다. 이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이다. 프로야구 출범 1년 전인 1981년 태어나 올해 43세다. KIA 최고참 선수 최형우(41)와 두 살 차이다. 2000년 한화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를 거쳐 2011년부터 2019년까지 KIA에서 뛰었다.

이 감독은 구단이 기대했던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으로 ‘형님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부임 첫해 정규시즌 정상을 밟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을 경기에 넣고 빼고 하는 게 힘들었다. 투수를 바꾸거나 대타를 쓸 땐 교체되는 선수를 걱정했다. 실책한 선수를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이는 것도 힘들었다”며 “교체된 선수들과는 경기 후에 잘 풀고 다시 출전 기회를 주고 하면서 관계를 잘 유지하려고 했다. 그게 잘되면서 선수들과 마음도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2월 KIA 사령탑으로 선임된 직후에도 “선수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했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올 시즌 KIA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잦았다. 타선의 중심인 나성범은 시즌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4월 28일에야 처음 경기에 나섰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도 잇따랐다. 이 감독은 “부상 선수가 너무 많았다. 특히 투수들이 계속 부상을 당해 힘들었다”며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를 잘 메워주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왔을 때 팀이 더 강해지는 걸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KIA는 통산 12번째이자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이 감독은 KIA가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2017년 당시 팀 주장이었다. KIA가 올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 이 감독은 같은 팀에서 선수와 사령탑으로 모두 우승하는 역대 세 번째 지도자가 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두산 사령탑 시절 세 차례(2015, 2016, 2019년) 우승했고 2022년엔 김원형 당시 SSG 감독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같은 기록을 남겼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11번 올라 모두 우승했다.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우리는 12번째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범호#KIA#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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