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고구마 축구’, 2부 팀 상대로 찝찝한 승리

  • 뉴스1
  • 입력 2024년 9월 19일 11시 11분


전반전 슈팅 0개, 후반전 막판 두 골로 진땀승
길어지는 경기력 부진에 커져가는 비난

ⓒ뉴시스
“토트넘은 정말 형편없었다. 동점 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끔찍한 경기력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인 해리 래드냅의 비판처럼, 토트넘은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에서 2부리그 팀을 상대로 ‘한심한’ 축구를 펼쳤다. 막판 두 골을 몰아쳐 극적으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으나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영국 코번트리의 코번트리 빌딩 소사이어티 아레나에서 열린 코번트리 시티와 2024-25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에서 2-1로 역전승했다.

후반 18분 선제 실점하며 패색이 짙던 토트넘은 후반 43분 제드 스펜스의 동점 골, 후반 47분 브레넌 존슨의 역전 골이 연달아 터지면서 짜릿한 뒤집기를 펼쳤다.

이로써 토트넘은 손흥민의 2골을 앞세워 4-0으로 대승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에버턴전 이후 3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앞서 EPL 3라운드 뉴캐슬전(1-2 패)과 4라운드 아스널전(0-1 패)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무릎 꿇었던 토트넘은 3연패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토트넘이 리그컵 32강을 통과한 것은 2021-22시즌 이후 3시즌 만이다. 2022-23시즌에는 노팅엄, 2023-24시즌에는 풀럼을 32강에서 만나 조기 탈락했다.

의미 있는 결과를 냈지만 토트넘 팬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토트넘은 코번트리전 승리에도 경기력을 전혀 개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일부 주축 선수를 교체 명단에 포함하고 도미닉 솔랑케, 티모 베르너, 로드리고 벤탄쿠르, 벤 데이비스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코번트리를 상대로 로테이션을 가동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공격 지역에 숫자를 많이 두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무의미하고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맥을 끊었다. 전반전에는 점유율 74%를 기록하고도 단 한 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코번트리가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친 것도 아닌데도 토트넘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기회는 못 만드는 데 위기는 많았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수비진이 흔들리며 큰 위기를 자초했고, 후반 11분에는 골키퍼와 수비수가 서로 공을 처리하려다 충돌해 골문을 비워두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토트넘은 후반 18분 브랜든 토마스 아산테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도 후반 31분과 후반 33분 수비가 뻥 뚫렸다. 코번트리의 골 결정력이 좋았다면 토트넘은 대량 실점할 뻔했다.

경기가 안 풀리던 토트넘은 손흥민, 매디슨, 쿨루셉스키 등을 교체 자원으로 투입했고, 후반 막판 흐름을 바꿔 두 골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레드냅은 “코번트리가 토트넘보다 더 나은 팀이었다. 토트넘은 정말 운이 좋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가까스로 따낸) 승리에 안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토트넘의 경기력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마지막 7경기에서 2승 5패에 그쳤는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단조로운 전술이 파훼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새 시즌이 시작하고 일부 전력을 보강했지만,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토트넘 팬들은 물론 현지 매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나는 부임 두 번째 해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며 자신감을 표했지만, 그는 이 발언 때문에 조롱당하기도 했다.

토트넘으로선 결과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21일 오후 11시 열리는 브렌트퍼드와 EPL 5라운드에서는 보다 희망적인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카라바오컵 16강에 오른 뒤 “우리가 목표하는 곳까지 도달하는데 쉽고 빠른 해결책은 없다. 그리고 한 경기 결과만으로도 바꿀 수 없다”며 “그래도 우리는 싸우고 이기려는 정신력을 보여줬다. 우리 선수들에게 좀 더 믿음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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