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절차 논란으로 국회까지 불려 갔다가 스스로 배수진을 친 홍명보 감독이 10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2기’ 소집 명단을 발표한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최대 고비를 넘는 동시에 대표팀 안팎의 어수선한 상황을 뒤집어야 하는 상황에서 대표팀을 ‘어떻게’ 꾸릴지 관심이 향한다.
홍명보 감독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요르단·이라크전 소집 명단을 공개한다.
이번에 발탁된 선수들로 구성되는 대표팀은 10월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요르단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어 전세기를 탑승하고 귀국,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한다.
사실상 최종 예선 개념인 월드컵 3차 예선에서는 각 조 1·2위가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는데, 홍명보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한국은 1승 1무(승점 4)로 B조 6개 팀 중 2위에 자리했다.
이번에 상대하는 요르단과 이라크도 나란히 1승 1무를 거뒀다. 조 1~3위는 골득실 차와 다득점에 따라 요르단(+2·4득점), 한국(+2·3득점), 이라크(+1·1득점) 순이다.
홍 감독은 3차 예선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고 평했지만, 대표팀은 3차 예선 첫 두 경기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은 이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며 실망감을 안겼고, 이어진 10일 오만과 원정 경기에서는 후반 중반까지 1-1로 맞서다가 막판 두 골을 몰아쳐 3-1로 힘겹게 이겼다.
가뜩이나 홍명보호는 우여곡절 끝에 출항한 뒤에도 각종 논란에 휘말려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홍 감독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과 함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 선임 절차의 공정성 논란과 관련 국회의원으로부터 추궁당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감독 선임 등 모든 축구적인 면에서 국민들 공분을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죄하면서도 “내가 볼 때 과정의 불공정이나 특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감독직을 사임할 생각은 없다. 성적이 안 좋으면 경질되는 것”이라고 스스로 벼랑 끝으로 갔다. 어떻게든 10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번 요르단·이라크전은 홍명보호의 앞날에 매우 중요한 경기다. 한국이 ‘강력한 라이벌’ 요르단과 이라크를 연파할 경우 월드컵 본선 진출의 청신호가 켜지며 홍 감독에게도 힘이 실릴 수 있다.
홍 감독도 반드시 ‘2승’을 추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총력을 쏟는다. 이에 따라 2기 명단은 기존 대표팀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주축 선수들이 대다수 포함될 전망이다.
여기에 일부 유럽파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1기 명단에 빠진 홍현석(마인츠), 그리고 최근 유럽 무대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펼친 오현규(헹크), 이영준(그라스호퍼),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이 홍 감독의 선택을 기다린다.
이번 시즌 벨기에의 헨트를 떠나 독일의 마인츠로 이적한 홍현석은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는 등 새 팀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오현규는 벨기에 리그 KV 메케렌전에서 2골을 몰아치는 등 최근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3골 1도움)로 펄펄 날았고, 이영준 역시 오스트리아 무대에서 2골 1도움으로 경쟁력을 뽐냈다. 배준호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꾸준하게 출전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대표팀은 앞선 두 경기에서 원톱의 무게감이 떨어졌기 때문에 홍 감독이 공격진에 ‘새 얼굴’을 발탁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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