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28)의 생애 두 번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무대가 결국 무산됐다. 어깨 수술로 인해 남은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2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방문 경기에 앞서 “김하성의 시즌이 끝났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김하성은 “하루빨리 복귀해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며 “이번 시즌이 끝났다. 너무 실망스럽고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8월 19일 콜로라도와의 경기 도중 상대 투수의 견제 때 슬라이딩을 하면서 1루로 돌아오다가 어깨를 다쳤다. 통증을 호소하며 곧바로 교체된 그는 이후 어깨 염증 증세로 2021년 MLB 진출 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이후 여러 차례 팀 훈련에 참여하며 복귀를 노렸으나 부상 부위의 통증은 없어지지 않았다. 고민 끝에 그는 수술대에 오르기로 했다. 이로써 김하성은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LA 다저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샌디에이고는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진출했으나 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 김하성 없이 가을 무대에 서게 됐다. 김하성은 2년 전인 2022년 포스트시즌에서는 ‘득점 머신’으로 활약했다. 김하성은 포스트시즌 12경기에 출전해 8득점을 올렸는데 이는 1984년 토니 그윈(1960∼2014)이 세운 7득점을 넘어선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이었다.
김하성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유격수 자리를 김하성에게 내주고 2루수로 전향한 산더르 보하르츠가 유격수로 복귀했고, 1루수였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2루로 돌아왔다. 샌디에이고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유격수 보하르츠-2루수 크로넨워스의 키스톤 콤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불의의 어깨 수술을 받게 되면서 김하성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약 367억 원)짜리 보장 계약을 했다. 2025년에는 상호 옵션이 걸려 있다. 김하성이 1년 계약을 연장하면 800만 달러(약 105억 원)를 받고, FA 등으로 팀을 떠나면 200만 달러(약 26억 원)를 받는 내용이다.
지난해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수비수가 된 김하성은 시즌 후 FA 시장에 나와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깨 수술로 인해 협상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지에서는 김하성이 수술을 받은 후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F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하성은 이날 계약에 대한 질문에 “내년 거취에 대한 생각은 아직 구체적으로 해보지 않았다. 빨리 부상을 극복하고 내년 시즌에 건강하게 뛰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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