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가 만든 이정후-김하성 핫도그의 맛…MLB포차가 선보인 미국문화[이헌재의 B급야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30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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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유명 셰프 오스틴 강이 MLB포차에서 김하성 골드글러브 버거를 건네고 있다. 뉴스1


한국 야구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뭐니 뭐니해도 ‘치맥(치킨+맥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야구장의 ‘소울 푸드’는 무엇일까요. 다름 아닌 핫도그입니다.

MLB에선 각 구장마다 명물 핫도그를 판매합니다. LA 다저스의 다저스타디움에 가면 ‘다저 도그’을 먹어봐야 합니다. 다저 도그는 매 시즌 150만 개 이상 팔리는 유명 핫도그입니다.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는 ‘배리오 도그’가 유명합니다.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파는 ‘몬스터 도그’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합니다.

9월 27~2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복합문화공간 Y193에서는 MLB 스타일의 다양한 핫도그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그 무대는 MLB가 한국의 젊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문을 연 팝업스토어 ‘MLB 포차’였습니다. MLB 관계자는 “단지 야구가 아니라 음식과 분위기 등 MLB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를 한국을 대표하는 ‘포장마차’라는 매개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팝업스토어를 준비한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야구는 승패를 겨루는 경기인 동시에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는 엔터테인먼트다. 야구팬들 뿐 아니라 다양한 분들께도 MLB의 엔터테인먼트 특성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셰프 오스틴 강이 개발한 오타니 ‘투타 도그’의 모습.


‘MLB 포차’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핫도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행사를 위해 9종류의 핫도그 메뉴를 준비했는데요. 현재 MLB에서 가장 뜨거운 9명의 선수들의 출신 지역과 플레이 스타일을 핫도그를 통해 표현했습니다.

대표적인 메뉴는 한국인 메이저리그 이정후의 ‘보쌈 도그’입니다. 삼겹살 수육과 볶은 묵은지가 들어간 한국적인 맛의 핫도그입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샌디에이고)의 이름을 딴 ‘골드글러브 도그’는 밖은 골드글러브 모양, 안은 달콤한 디저트로 가득 채웠습니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치킨 파마산 도그에는 ‘뉴욕 스타일’ 치킨 파마산에 한국적 감각을 더했고, 코리 시거(텍사스)의 닭강정 도그에는 고추장 소스를 입힌 치킨과 코울슬로를 사용했습니다.

MLB포차에서 선보인 9가지 핫도그 라인업. 이헌재 기자


짧은 기간에 9가지 핫도그를 탄생시킨 사람은 오스틴 강 셰프입니다. ‘마스터쉐프 코리아’와 ‘돌싱글즈’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모델 출신 셰프 오스틴 강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 요리사’에도 ‘본업도 잘하는 남자’에도 출연해 요리 실력을 뽐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살았던 오스틴 강 셰프는 “어릴 적 길거리 음식을 많이 먹었다. 처음 다저스타디움 갔을 때 다저 도그를 먹은 기억이 난다. 한국에 떡볶이나 순대가 있듯 미국에는 핫도그가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27~29일 문을 연 MLB포차 팝업스토어 전경. 이헌재 기자


그가 만든 9가지 메뉴 중 최고로 꼽은 메뉴는 ‘오타니 투타도그’입니다. 다저스의 투타 겸업 선수 오타니 쇼헤이(일본)를 생각하면서 만든 핫도그입니다. 다저스 팬이라는 그는 “오타니 투타 도그는 아이디어가 금방 떠올라 30분 안에 만들었던 것 같다. 일본식 타코야키와 함께 LA 지역에서 유명한 ‘인앤아웃’ 버거의 애니멀 스타일 소스를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행사장에도 오타니의 17번이 새겨진 다저스 저지를 입고 나왔습니다.

불과 사흘간의 짧은 팝업스토어를 열기 위해 MLB 측은 적지 않은 돈을 들였습니다. MZ들의 핫 플레이스라는 성수동의 큰 건물을 통째로 임대했고, 오스틴 강을 통해 9종류의 핫도그도 개발했지요. MLB 관계자는 “MLB는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올해 3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2024시즌 개막전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한국 팬들에게 MLB의 매력을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MLB가 한국 내에서 더 깊이 뿌리내리게 되면 이정후의 ‘보쌈 도그’,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도그’, 오타니의 ‘투타 도그’ 등이 한국 야구장이나 가게에서 정식 메뉴로 판매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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