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회복돼 출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사나리오지만 반드시 대안을 마련해야한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어떤 플랜 B를 준비할지 관심이 쏠린다.
홍명보호는 10일 요르단(원정), 15일 이라크(홈)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4차전을 치른다. 1승1무(승점 4)로 요르단·이라크(승점 4)와 나란히 선두권을 형성 중인 한국으로선 B조 최대 빅매치인 이번 두 경기 승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홍명보호엔 악재가 많다. 감독 선임 과정 공정성을 두고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KFA)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 영향력이 큰 주장 손흥민마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카라바크(아제르바이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차전 도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돼 나왔다.
이후 지난달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와 4일 페렌츠바로시(헝가리)와의 UEL 2차전에 연달아 결장했다. 요르단전까지 시간이 남기는 했지만, 정상 컨디션을 찾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손흥민이 대표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건 1년 전인 지난해 10월 13일 튀니지전이 마지막이다.
당시도 손흥민은 똑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해 치료 중이었고, 대표팀에 소집돼 튀니지전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1년 동안 손흥민은 소속 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쉼 없이 달렸다. 특히 대표팀에선 아시안컵 6경기 3골을 포함해 16경기서 12골을 기록, 해결사 역할까지 해내는 등 팀 핵심으로서 맹활약을 이어왔다.
대표팀은 손흥민의 공백 혹은 손흥민이 주전으로 뛸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야한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이 포함된 엔트리를 발표하며 “선수와 직접 소통했는데 본인이 ‘호전되고 있다’고 하더라”면서 “남은 시간 출전 여부를 계속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무리시켜서 어려움을 겪게 하고 싶지는 않다. 손흥민이 못 뛸 경우에 대비해 ‘플랜 B’도 준비했다”면서 “황희찬(울버햄튼), 배준호(스토크), 이재성(마인츠) 등도 뛸 수 있고, 대체 선발도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를 맡는 손흥민이 선발에서 빠질 경우, 그 자리엔 홍명보 감독의 예고대로 황희찬, 배준호, 이재성 등이 뛸 수 있다.
황희찬과 이재성은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이동했을 때 그 자리를 맡은 경험이 있고, 배준호는 최근 소속 팀 스토크서 왼쪽 날개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왼쪽 측면으로 옮기며 공격진 전체를 손 보는 ‘이강인 시프트’도 가능하다.
손흥민이 소집 대신 아예 휴식을 취하는 게 낫다고 판단된다면 대체 발탁으로 그 자리를 메울 수도 있다. 예비 명단에는 지난 9월 대표팀에 발탁돼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뽑혔던 ‘고교생 K리거’ 양민혁(강원) 등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손흥민의 컨디션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술적 대체와는 별개로 팀의 아이콘 같은 존재인 손흥민의 보이지 않는 리더십까지 메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손흥민이 중요한 경기서 자리를 비운 적이 많지 않아 더욱 우려되는 요소기도 하다.
손흥민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어려운 분위기를 바꾸는 등 선수 한 명 이외의 역할도 맡고 있다.
만약 손흥민이 아예 명단서 빠진다면, 다른 선수들이 경기력뿐 아니라 손흥민의 리더십 등 다른 요소까지 메울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10월 손흥민이 없던 경기에선 김민재가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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