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PO 1차전에서 정규리그 3위 LG를 3-2로 꺾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사상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승리해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을 잡은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시즌 4위 두산에 2연승을 거두며 사상 처음 ‘업셋’을 성공한 데 이어 준PO 1차전에서도 승리하며 포스트시즌 3연승을 달렸다.
5전 3승제로 열린 역대 준PO에서 지난해까지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 진출할 확률은 73%(15번 중 11번)나 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LG에 1승 4패로 밀려 준우승했던 KT는 1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작년의 한을 풀 기회도 잡았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시작된 이강철 KT 감독의 ‘작두 야구’가 이날도 빛을 발했다. 이 감독이 깜짝 선발로 내세운 ‘고영표 선발 카드’가 대성공을 거뒀다.
이날 고영표의 선발 등판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고영표는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8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상대하며 14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1일 5위 결정전에서도 1과 3분의 2이닝 동안 18개의 투구를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하루 휴식 후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웠고, 고영표는 이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루 휴식 후 선발 등판이었지만 고영표는 초반 3이닝 동안 단 한 명의 LG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며 완벽한 피칭을 했다.
고영표는 2-0로 앞선 4회 말 오스틴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아 한 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계속된 2사 2, 3루 위기에서 김현수를 투수 앞 땅볼을 잡아내며 선발 투수로서의 임무를 다했다. 고영표는 이날 4이닝을 책임지며 3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후 등판한 김민수(2이닝) 손동현(1이닝) 소형준(1이닝) 박영현(1이닝) 등이 나머지 5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타선에서는 이 감독이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 선발로 출전시킨 문상철의 방망이가 결정적이 한 방을 날렸다.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문상철은 0-0 동점이던 2회초 LG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의 2구째 몸쪽 패스트볼을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날렸다. 비거리는 110m.
2-1로 쫓긴 5회초 1사 후에는 배정대의 좌익수 방면 2루타에 이어 심우준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내 소중한 추가점을 얻었다.
LG는 1-3으로 뒤진 6회말 홍창기의 좌선상 2루타와 신민재의 볼넷 등으로 1사 1, 3루에서 기회를 잡았다. 4번 타자 문보경 타석 때 KT 수비진의 실책으로 2점째를 얻었다. 1루 주자 신민재가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KT 포수 장성우가 2루로 공을 던졌으나 ‘사인 미스’로 유격수와 2루수 누구도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지 않았다. LG는 1사 3루 동점 찬스를 잡았으나 문보경이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후속 타자 오지환도 2루수 땅볼로 돌아서며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는 2사 1루에서 대주자 김대원이 2루 도루를 하다 객사하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오스틴, 문보경, 오지환, 김현수로 이뤄진 LG 중심 타선은 15타수 2안타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3연승을 달린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투수 고영표가 4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나머지 투수들도 호투해 이길 수 있었다”며 “타격 코치가 좋다고 했던 문상철이 설마 했는데 초반부터 홈런을 쳐서 분위기를 탔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추가점을 낸 것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뜻밖의 일격을 당한 염경엽 LG 감독은 “1차전을 꼭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선취점을 주면서 끌려갔고, 적절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중심 타자들이 잘 쳐야 하는데 타이밍이 안 맞는 느낌이다. 이 부분이 2차전에서도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팀의 2차전은 6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KT는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 LG는 임찬규가 각각 선발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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