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상태였던 측면 수비수는 축구대표팀의 오랜 불안 요소였다. 그런데 이제 설영우(26·츠르베나 즈베즈다)라는 카드는 확실해진 모양새다.
2021년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설영우는 지난해 6월에서야 A매치를 데뷔했는데, 약 1년 사이에 대표팀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물러나고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등 사령탑이 바뀌었어도 그의 입지는 굳건하다.
홍 감독 부임 후 3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한 풀백은 설영우가 유일하다.
설영우는 안정감 있는 수비는 물론 적극적 오버래핑, 정확한 크로스 등 공격 가담 능력도 우수하다. 또한 좌우 측면 수비를 모두 책임질 수 있어 활용 범위도 넓다.
지난여름 울산을 떠나 유럽 무대에 진출한 설영우는 즈베즈다에서도 꾸준하게 경기를 뛰며 기량이 더 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출항한 홍명보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B조 선두(2승 1무·승점 7)로 순항한 데에는 설영우의 공도 크다.
설영우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현우(울산) 등과 힘을 모아 단 한 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펼쳤다. 답답한 공격의 혈을 뚫어야 할 때도 힘을 보탰다.
특히 10일 쉽지 않은 요르단 원정 경기에서는 전반 38분 이재성(마인츠)의 천금 같은 선제 결승 골을 도왔다.
설영우는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선수 한 명을 제친 뒤 골문 가까이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재성이 높이 뛰어올라 머리로 받아 넣었다. 겹겹이 쌓여 있던 요르단 수비를 완벽하게 공략한 득점이었다.
한국은 설영우와 이재성이 합작한 골로 경기의 흐름을 바꿨고 후반 23분 오현규(헹크)의 추가 골을 더해 기분 좋은 2-0 승리를 따냈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설영우가 즈베즈다로 이적한 뒤 기량이 늘었다. 이에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좌우 측면 수비수로 모두 뛸 수 있는 선수인데, 어떤 포지션을 맡아도 좋은 적응력을 보인다”면서 “설영우가 앞으로 요르단전처럼 계속 활약해 준다면 대표팀의 측면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존재감이 보인 설영우는 부상 등 변수가 없다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릴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이라크와 4차전에서도 선발 출전할 전망이다.
설영우는 “요르단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올렸지만,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이라크전에서도 팬들의 응원에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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