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KS 기억하라… 구자욱 불방망이, 삼성 승리공식 깨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4일 03시 00분


삼성, PO 1차전 LG에 10-4 완승
구자욱, 3점홈런등 3안타 맹활약
LG 선발 최원태 3이닝 5실점 부진… 삼성, 1차전 이겨 KS行 확률 75.8%

스리런 포 꽝!… PO 1차전 MVP 삼성 3번 타자 구자욱이 13일 LG와의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 3회말에 3점 홈런으로 이어진 스윙을 하고 있다. 이날 구자욱은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활약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삼성이 10-4로 이겼다. 대구=뉴시스
“(LG와 삼성이 맞붙은) 2002년 한국시리즈를 기억한다. 9회말 이승엽의 동점 3점 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으로 삼성이 승리했다. 그때의 좋은 기운이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3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을 앞두고 22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현대 유격수였던 박 감독은 양 팀의 한국시리즈를 TV로 봤다. 그해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은 6-9로 뒤진 9회말 홈런 두 방으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해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22년 만에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이날 PO 1차전은 박 감독의 기대처럼 삼성의 완승으로 끝났다. 올해 정규시즌 팀 홈런 1위(185개)인 삼성은 홈런 3개를 포함해 14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LG(6안타)에 10-4 완승을 거뒀다. 5전 3승제로 치러진 역대 33번의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은 25차례(75.8%)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삼성이 가을야구에서 승리한 건 2015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이후 3275일 만이다. 이해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던 삼성은 1승 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두산에 내줬다. 당시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 중 유일하게 이날 경기에 출전한 구자욱이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구자욱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커리어 하이(타율 0.343, 홈런 33개, 115타점)를 찍었다. 정규시즌 막판인 9월엔 5할 타율에 홈런 9개를 몰아치며 데뷔 후 처음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구자욱은 이날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을 섰다. 구자욱은 1-0으로 앞선 3회 무사 1, 3루 기회에서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홈런 28개를 때리며 거포 내야수로 성장한 데뷔 3년 차 김영웅은 4회 솔로 홈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29경기에서 홈런 7개를 날린 디아즈는 5회 2점 홈런으로 승기를 굳혔다. 삼성은 5회말 일찌감치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 사령탑 부임 후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낸 박 감독은 “지난달 28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나만의 걱정이었던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MVP로 뽑힌 구자욱은 경기 후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인터뷰실 대신 병원으로 향했다. 박 감독은 “평소 자욱이는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데 오늘은 표정이 좋지 않더라”며 “몸이 좋지 않은 걸 감추고 경기를 한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도 홈런과 안타를 몰아치는 걸 보면서 역시 리더는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LG는 선발투수 최원태가 3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7피안타 5실점(5자책)으로 일찍 무너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LG는 이날 PO 역대 최다 타이인 9명의 투수를 등판시켰으나 삼성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 선발투수 레예스는 6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3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두 팀의 2차전은 14일 오후 6시 30분 같은 곳에서 열린다. LG는 외국인 투수 엔스, 삼성은 정규시즌 다승 공동 1위(15승) 원태인이 선발로 등판한다.



#야구#삼성#구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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