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달 말로 예정된 최종 발표를 연기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사유화 논란에 대해서도 별도로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체육 분야 국정감사에 출석해 “축구협회 감사의 최종 발표를 언제 할 것이냐?”는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선 10월 말로 최종 발표할 계획이지만 조금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문체부는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이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직후 공정성 논란이 커지자,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결정했다. 홍 감독 선임 절차뿐 아니라, 축구협회의 전반적인 운영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폈다.
축구협회를 감사해 온 문체부는 지난 2일 먼저 감독 선임에 대해 중간 발표를 진행,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는 등 하자가 있었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면접은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문체부 최현준 조사관은 “내부 토론을 거친 결과, 과정에 하자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홍명보 감독과의 계약이 당연히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계속 대표팀을 맡게 된 홍 감독은 이달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요르단·이라크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문체부는 승부조작 연루자 사면과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 등에 대한 감사를 종합, 이달 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관련 작업 진행 속도에 따라 조금 늦춰질 수도 있게 됐다.
이 국장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정몽규 회장의 축구협회 사유화 논란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배 의원은 9월 24일 현안 질의 때 ‘HDC(현대산업개발) 아레나’라는 문구가 삽입된 천안 축구종합센터(NFC)의 한 조감도를 공개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회장을 겸하는 정몽규 회장이 축구협회를 사유화하려 한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에서도 배 의원은 “정 회장이 소유한 대기업이 축구협회의 실무에 과도하게 간섭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HDC현대산업개발에 도움을 받았으나 자문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설사업 관리 자문 용역 계약서에는 축구협회와 HDC현대산업개발이 표기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국장은 “지금까지는 HDC현대산업개발 관련 조사가 잘 진행하고 있지 않다. 감사 최종 결과 발표 때는 배 의원이 지적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으나 별도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 사유화 논란에 대해 “앞으로 천안 축구종합센터와 관련 네이밍 라이츠(구장 명명권)를 팔 예정이고 여러 회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설계 회사가 HDC 아레나는 가안으로 잡고 보내온 것 같다”면서 “우리(HDC현대산업개발)가 전문 지식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축구협회를 도와주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이득을 본 건 절대로 없다고 맹세한다”고 부인했다.
한편 정 회장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는 2024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 월드컵 관전 등을 이유로 이날 국감에 불출석했다. 대신 24일 열릴 문체위 종합감사에 출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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