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한국시리즈 1-2차전 싹쓸이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역전승… 2차전 호투 양현종, 7년만의 勝
김도영은 생애 첫 KS 홈런포… KIA, 12번째 우승까지 2승 남아
21일 시작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이 우천으로 일시정지(서스펜디드) 경기가 되면서 이범호 KIA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 경기는 KIA가 0-1로 뒤진 6회초 무사 1, 2루 김영웅(삼성) 타석부터 재개될 예정이었다. KIA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했다. 1차전뿐 아니라 시리즈 전체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이 승부처에서 어떤 투수를 마운드에 올릴지가 숙제였다.
22일에 재개될 예정이던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하루 더 미뤄지면서 이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2박 3일에 걸친 고심의 결과는 23일 오후 4시에 밝혀졌다. 이 감독의 선택은 오른손 불펜 투수 전상현이었다. 정규시즌 때 마무리와 셋업맨을 오가며 10승 5패 7세이브 19홀드를 기록한 전상현은 이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김영웅은 전상현의 초구에 바로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그때 KIA 포수 김태군이 자기 바로 앞에 떨어진 공을 잡아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아냈다. 다음 타자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전상현은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재현을 투수 앞 땅볼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KIA는 7회말 경기를 뒤집었다. 김선빈의 볼넷과 최원준의 우전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 기회에서 김태군이 보내기 번트를 성공해 1사 2, 3루가 됐다. 이때 삼성 베테랑 구원투수 임창민의 2연속 폭투로 KIA가 2-1 리드를 잡았다. KIA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났다.
KIA는 전상현에 이어 등판한 곽도규와 정해영까지 3명의 투수가 4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합작해 5-1로 승리했다. 전상현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기세를 탄 KIA는 1차전 종료 약 한 시간 뒤인 오후 6시 반부터 시작된 2차전에서는 1회부터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리며 8-3 완승을 거뒀다.
KIA는 1회 삼성 선발투수 황동재를 상대로 5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집중시키며 5점을 뽑아냈다. 2회에는 정규시즌 38홈런-40도루의 주인공 김도영이 삼성 두 번째 투수 이승민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한국시리즈 개인 첫 홈런(1점)을 터뜨렸다.
KIA 선발 양현종은 5와 3분의 1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로 이 경기 승리투수가 되면서 2차전 MVP에도 선정됐다.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승리는 2017년 두산과의 2차전 완봉승에 이어 7년 만이자 두 번째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쓸어 담은 KIA는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이긴 경우는 20번 있었는데 그중 18번(90%)은 정상에 올랐다. 18번 중 9번은 4전 전승 우승이었다.
이 감독은 “하루에 두 경기를 다 잡을 거라 생각 안 했는데 1차전에 전상현이 중요한 상황에서 끊어줘서 이겨낸 덕에 2차전 때는 좀 더 편하게 경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차전 패배가 2차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1차전 7회말에) 2아웃까지 잡고 폭투로 (점수를) 내줬기 때문에 거기서 분위기를 빼앗겼다”며 “1승 1패가 목표였는데 두 경기를 모두 패해 아쉽다”고 했다.
두 팀의 3차전은 25일 오후 6시 30분 삼성의 안방인 대구에서 열린다. KIA는 라우어, 삼성은 레예스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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