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프로농구 우승 후보로 꼽혔던 원주 DB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경기력 저하에 선수단 안팎으로 잡음까지 생기면서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DB는 개막 후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5패)밖에 따내지 못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19일 서울 삼성전 승리 이후 내리 5경기를 패하며 리그 9위로 추락했다.
예상치 못한 부진이다. 지난 시즌 정규 리그 1위를 차지했고, 새 시즌 전초전이었던 컵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도 복수의 팀으로부터 우승 후보로 뽑혔다. 대다수가 예상한 DB의 시즌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공수 밸런스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5연패 기간 DB의 평균 득점은 68.4점인데 평균 실점은 78.8점이다. 10점 이상 차이가 난다.
아시아 쿼터 선수이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선 알바노의 기복이 뼈아프다. 알바노는 팀의 유일한 승리였던 삼성전에서 29점을 넣었지만, 이후 5경기에서 합계 44득점에 그쳤다.
지난달 26일 안양 정관장전에서는 23분06초를 뛰었지만 무득점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2일 수원 KT전에서 25점을 넣으며 부활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상대 팀의 집중 견제에 고전하고 있고, 이번 시즌부터 파울에 대한 규정이 완화되면서 거친 몸싸움에 힘들어하는 모습도 나왔다. 그러다 보니 무리한 플레이가 속출했고, 경기 전 약속했던 팀플레이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컵대회 MVP 치나누 오누아쿠 역시 아직 기대만큼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뛰어난 피지컬을 앞세운 골 밑 장악력으로 컵대회를 휩쓸었던 오누아쿠는 정규 리그에서 잦은 턴오버와 불성실한 행실로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이로인해 교체설이 돌기도 했지만, 일단 DB는 오누아쿠의 교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팀 성적이 추락하면서 잡음도 새어 나왔다. 김주성 DB 감독은 참패당한 지난달 2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 타임아웃 도중 알바노를 향해 거친 욕설을 했는데, 이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김 감독은 다음 경기였던 정관장전에 앞서 자신의 언행에 대해 사과했지만, 최근 좋지 않은 팀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던 대목이다. 알바노는 이 경기에서 단 1점도 넣지 못했다.
DB는 2일 KT전을 앞두고 한상민 수석코치를 경질하면서 선수단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그러나 KT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연패를 끊는 게 중요하다. DB는 4일 홈에서 고양 소노를 상대한다. 개막 4연승 뒤 2연패를 당한 소노는 현재 리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부진한 DB를 제물로 삼고자 한다. DB가 7경기 만에 시즌 2승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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