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롯데 챔피언십서 생애 2승
18언더로 러 선수 2타차 따돌려
1R부터 단독 선두… 홀인원 환호
“최근 경기력 올라와 느낌 좋았다”
김아림(29)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승째를 거뒀다.
김아림은 10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네 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김아림은 신인 나탈리야 구세바(21·러시아)를 두 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상금 45만 달러(약 6억3000만 원)를 받았다. 시상식에서는 대회 전통에 따라 훌라춤으로 챔피언 세리머니를 했다. 구세바는 러시아 선수 최초의 LPGA투어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김아림이 LPGA투어 정상에 오른 건 투어 비회원으로 참가했던 2020년 12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3년 11개월 만이다.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정회원 자격을 얻은 김아림은 이듬해 바로 투어에 데뷔했다. 2승째를 챙긴 롯데 챔피언십은 투어 데뷔 후 100번째 출전한 대회였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김아림이 세 번째다. 양희영이 6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유해란이 9월 FM챔피언십 정상을 차지했다. 김아림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CME 글로브 랭킹을 65위에서 22위로 끌어올려 상위 60명이 출전하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21일 개막)에도 4년 연속 나갈 수 있게 됐다.
김아림은 1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나서며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지켰다. 전날 3라운드 9번홀(파3)에서는 홀인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140야드(약 128m) 거리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그린 위에 한 차례 튀어 오른 뒤 홀 안으로 들어갔다. 2022년 10월 메디힐 챔피언십 3라운드 13번홀(파3)에 이어 투어에서 기록한 개인 두 번째 홀인원이었다.
한 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아림은 2번홀(파4)에서 보기를 했지만 3번(파4), 5번(파5), 6번홀(파4)에서 버디를 따내며 반등했다. 김아림은 “보기를 한 뒤에 (오히려) 집중이 잘됐고 정신도 맑아져서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2번홀(파3)에서는 러프에서 다소 길게 친 어프로치샷이 깃대를 맞고 홀 앞에 떨어져 파 세이브를 하는 행운도 따랐다. 후반 들어 구세바에게 한 타 차 리드를 이어가던 김아림은 18번홀(파5) 버디로 우승을 확정했다.
김아림은 “오래 기다려왔던 우승이라 너무 기쁘다. 최근 들어 경기력이 올라와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했다. 내 라인을 선택하고 그대로 갔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내년보다는 내후년이 더 나아질 거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 중 웃는 모습을 자주 보여 ‘스마일 퀸’으로 불리는 김아림은 이번 대회에서도 갤러리의 환호에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화답하고 동료 선수의 버디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 7위(12언더파 276타), 김효주는 공동 9위(10언더파 278타)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김효주의 CME 글로브 랭킹은 61위에서 58위로 올랐다. 고진영은 CME 글로브 랭킹 12위다.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 명단은 14일 열리는 안니카 드리븐 대회 결과까지 반영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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