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 김재호 “두산과 젊은 선수들 성장 위해 결정”

통산 1793경기 출전…오늘 은퇴 발표
“팬들은 내게 큰 힘이자 버팀목이었다”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말 1사 주자 1,3루 상황 두산 김재호가 역전 안타를 치고 있다. 2024.08.06 뉴시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원클럽맨’ 김재호가 팀과 후배 선수들을 위해 현역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두산 구단은 14일 “김재호가 최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2004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호는 KBO리그 통산 1793경기에서 타율 0.272 54홈런 600타점 661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22의 성적을 거뒀다.

1793경기 출장은 안경현의 1716경기를 뛰어넘는 역대 베어스 프랜차이즈 최다 기록이다.

특히 2015년과 2016년에는 정교한 타격과 넓은 수비 범위, 빼어난 송구 능력 등을 뽐내며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을 수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91경기 출전에 머물렀고, 올해는 입지가 더 줄어들어 57경기 출장에 그쳤다.

결국 김재호는 21년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재호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팀을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 우리 팀 선수층 나이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젊은 선수들이 빨리 성장해야 하는데 내가 그 자리에 있으면 성장 속도가 더딜 거라고 생각했다”며 “나만 생각할 수 없는 입장이다. 팀을 생각하면 은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21년 동안 좋았을 때도 아쉬울 때도 있었는데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도 이런 시간이 왔다”고 덧붙였다.

2014년 122경기에 나서며 주전으로 도약한 김재호는 2015년과 2016년, 2019년 팀의 우승에 기여한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현역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김재호는 데뷔 첫 우승을 경험했던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꼽았다.

김재호는 “2015년 우승을 하기 전에는 우승 후보로 거론됐으나 한끗이 모자라 준우승만 했고, 예전에는 내가 경기를 나가지 못할 때도 많았다”며 “주전이 되고 첫 우승을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프로에서 우승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주전 3루수 허경민이 KT 위즈로 이적한 뒤 김재호마저 은퇴를 선언하면서 내년 시즌부터 내야진 세대교체가 시급해졌다.

이에 김재호는 “후배들이 당장 베테랑들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는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당장 팀을 이끌어 나가기보다는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먼저다. 이후 경험이 쌓이면 어떤 선수가 팀을 이끌어 갈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김재호는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는 “팬들은 내게 큰 힘이자 버팀목이었다.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팀이 좋은 성적을 올렸고,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힘이 돼 주셨다”고 마음을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