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리버풀과 승점 5차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후 8년간 이런 적은 처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범 후 최초로 4연속 우승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가 2024-25시즌 들어 ‘최강팀’의 위용이 사라졌다. 공식 대회 5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리그컵 우승이 무산됐고, EPL 5연패 도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맨시티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EPL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손흥민이 도움 1개를 올린 토트넘 홋스퍼에 0-4로 완패했다.
토트넘전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2년 재계약을 발표한 뒤 치른 첫 경기였는데, 맨시티는 반등하지 못했다. 전반 20분 만에 제임스 매디슨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더니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하고 대패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지난달 31일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 토트넘전에서 1-2로 패한 뒤 내리 5경기를 졌다. 이 기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스포르팅CP(포르투갈)와 원정 경기에서 1-4로 패했고, EPL에서는 본머스(1-2)와 브라이턴(1-2), 토트넘(0-4)을 상대로 모두 졌다.
맨시티가 공식 대회 5연패를 당한 것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2016년 여름에 부임한 뒤 처음이다. 팀 역사를 통틀어 2006년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더불어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온 EPL 홈 무패 행진도 35경기에서 멈췄다.
토트넘과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부임한 뒤) 지난 8년 동안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다. 이기지 못하면 우려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다. 나나 선수들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게 문제”라며 위기의식을 느끼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익숙하지 않은 일이지만 이런 것이 인생이다. 간혹 일어날 수 있고 우리는 그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맨시티는 개막 후 9경기 연속 무패(7승 2무)를 질주하며 리버풀과 ‘양강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시즌 최대 고비가 찾아왔고, 주춤하면서 우승 레이스에서 한 발짝 밀려났다.
맨시티는 승점 23을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리버풀(승점 28)과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리버풀이 24일 최하위 사우샘프턴을 꺾는다면 두 팀의 격차는 승점 8로 벌어진다.
여기에 맨시티는 12월 2일 리버풀과 원정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가 또 패할 경우, 과르디올라 감독의 EPL 5연패 도전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맨시티가 붕괴하고 있는 이유는 허술해진 수비 때문이다. 5연패 기간 무려 14골이나 허용했다. 올해 발롱도르를 수상한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경고음이 울렸고, 결국 그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수비수들도 엉성한 수비로 화를 자초했다.
BBC는 “맨시티는 지난 시즌부터 로드리가 출전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러나 로드기가 없는 경기에서 승률이 50%로 떨어졌다”며 “또한 고령화된 선수단도 문제다. 경기 시간의 52%를 29세 이상 선수들이 뛰었는데 이는 이번 시즌 EPL에서 가장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맨시티는 득점력도 최근 5경기에서 단 4골에 그치는 등 떨어졌다. 토트넘전에서는 23개의 슈팅을 시도했는데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슈팅의 정확도가 확연히 떨어졌다. 시즌 초반 14경기에서는 평균 유효 슈팅이 7.3개였으나 5연패 기간에는 4.8개로 줄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현재 우리 팀은 수비가 너무 취약하다. 또한 골을 넣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맨시티가 EPL 5연패 야망을 노래하기엔 어려운 현주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버풀과 원정 경기마저 패할 경우 우승 희망이 사라질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현재로선 우승 성공 혹은 실패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시즌이 끝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할 만한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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