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을 꺾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한 대만이 축제 분위기로 들끓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까지 나서 대표팀을 격려했다.
대만 야구 대표팀은 지난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을 4-0으로 제압했다.
조별리그, 슈퍼라운드(4강)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간 일본이 우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대만은 예상을 보란듯이 깨며 우승에 입맞춤했다.
슈퍼라운드에서 1승 2패에 머문 대만은 미국, 베네수엘라와 미국, 베네수엘라와 TQB(Team Quality Balance·(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를 따져 결승에 올라 대이변을 일으켰다.
대만은 조별리그,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졌지만 가장 중요한 결승에서 승리를 거뒀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준결승 이후 32년 만에 일본을 꺾은 대만은 축제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야구 대표팀을 ‘영웅’이라 칭하며 “화려한 수비와 활발한 주루로 우승을 차지하며 야구로 역사를 썼다. 온 나라를 단결시키고 열광하게 만들었다”며 “전 세계가 대만을 존경하도록 만든 영웅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영웅들의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전투기를 동행 배치할 것이다. 또 총통궁에 초대해 대접하고, 퍼레이드를 열어 영웅들의 귀환을 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매체 TSNA에 따르면 지난 24일 타이베이101 타워는 ‘월드 챔피언’, ‘팀 타이완’, ‘안타와 홈런’이라는 문구를 띄우며 대만의 우승을 축하했다.
타이중 시청 앞 광장에는 3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대표팀을 응원했다. 결승에서 승리한 뒤 타이중 팬들은 40분 동안 불꽃놀이를 하기도 했다.
쩡하오루 대만 야구 대표팀 감독은 “우승을 한 것이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이 됐다. 감독으로서 영광이고,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우리의 꿈을 씩씩하게 펼쳐나갔으면 한다”며 “일본이 국제대회에 프로 선수를 내보내기 시작한 이후 첫 승리다. 대만 야구에 무척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전제셴은 “이번 대회 우승까지 기대하지는 않았고, 꿈을 꾸는 것 같다.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전 세계에 대만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 대만 야구가 국제 무대에서 한층 자신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야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총 3억1000만 대만달러(약 133억원)의 상금을 챙긴다.
결승에서 패배한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일본이 국제대회에서 완봉패를 당한 것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한국전에서 0-1로 진 이후 15년 만”이라고 소개했다.
스포츠닛폰은 “대만의 홈런 두 방이 일본의 대회 2연패 꿈을 산산조각냈다”고 전했다.
투수 다카하시 히로토는 시상식이 끝난 직후 곧바로 목에 걸었던 은메달을 빼버렸다. 그는 “이번 대회 목표는 전승 우승이었다. 바랐던 색의 메달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은 잘해줬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했다. 패배는 모두 나의 책임”이라며 “대만 투수들은 훌륭했고, 좀처럼 공을 칠 수 없었다. 타선도 강력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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