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명장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53·스페인)이 지휘하는 맨체스터시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연패를 당했다.
맨시티는 2일 열린 리버풀과의 EPL 13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0-2로 졌다. 맨시티는 지난달 3일 본머스에 1-2로 진 것을 시작으로 EPL에서 네 경기 연속 패배했다. 맨시티가 EPL에서 네 경기를 내리 진 건 16년 만으로, 2016년 7월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날까지 리그 2위였던 맨시티는 5위(승점 23·7승 2무 4패)로 떨어졌다.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린 선두 리버풀(승점 34·11승 1무 1패)과 맨시티의 승점 격차는 11점으로 벌어졌다.
맨시티는 리그컵 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경기를 포함하면 7경기 연속 무승(1무 6패)의 늪에 빠졌다. 맨시티는 7경기에서 19골을 내주며 수비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전반 12분 골대 앞으로 달려드는 코디 학포를 놓쳐 먼저 골을 내줬고, 후반 33분에는 무함마드 살라흐에게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며 완패했다.
리버풀 안방 팬들은 후반전 막판에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해 “(당신은) 내일 아침에 (맨시티에서) 해고될 거야”라는 구호를 외쳤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달 맨시티와 2년 연장 계약을 맺어 2027년 6월까지 팀을 이끌기로 돼 있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 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기를 조롱하는 구호를 듣고는 리버풀 팬들이 앉아 있는 관중석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 여섯 개를 펼쳐 보였다. 영국 BBC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리버풀 팬들에게 자기가 맨시티에서 6차례 EPL 우승을 이뤄낸 사령탑이라는 걸 강조했다”고 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모든 상대 팀들이 내가 맨시티에서 해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에 EPL 사상 최초의 5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시즌에 맨시티가 아닌 새로운 챔피언이 나올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직 (EPL에서)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우리는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EPL은 한 시즌에 팀당 38경기를 치른다.
리버풀은 맨시티를 꺾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포츠 통계 전문회사 ‘옵타’는 이번 시즌 리버풀의 EPL 우승 확률을 종전 80.4%에서 85.1%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7월부터 리버풀을 이끌고 있는 아르네 슬롯 감독(46·네덜란드)은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다. 리버풀은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서도 대회 참가 36개 팀 중 유일하게 5전 전승을 거두며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슬롯 감독은 2021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네덜란드 1부 리그 페예노르트를 이끌면서 정규리그와 네덜란드축구협회(KNVB)컵 우승을 한 차례씩 차지한 지도자다. 슬롯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높은 볼 점유율과 패스 플레이를 통한 정교한 빌드업(공격 전개)을 강조한다. 과거 슬롯 감독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경기를 보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슬롯 감독은 맨시티전 승리 후 “오늘 우리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연패의 늪에 빠진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해서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뒷심을 발휘해 우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다. 그에게 동점심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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