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내야수 김혜성(25·키움)의 빅리그 입성을 향한 공식적인 절차가 시작됐다. 김혜성의 소속팀 키움은 4일 “오늘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혜성에 대한 포스팅 공시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KBO로부터 포스팅 요청을 전달받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5일 오전 2시 김혜성에 대한 포스팅 사실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에 알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혜성은 같은 날 오후 10시부터 MLB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입단 협상을 할 수 있다. 협상 마감은 포스팅 고지 후 한 달 후인 내년 1월 4일 오전 7시다.
김혜성은 올초 빅리그 도전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고, 키움 구단 역시 김혜성의 의사를 존중해 해외 진출을 허락했다. 김혜성이 MLB 구단과 계약하면 2014년 강정호(피츠버그), 2015년 박병호(미네소타), 2020년 김하성(샌디에이고), 2023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계약 당시 팀 기준)에 이어 다섯 번째 메이저리거를 배출하게 된다.
김혜성의 MLB 입성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올 시즌 내내 MLB 여러 구단이 스카우트를 보내 김혜성을 꾸준히 관찰해 왔다. 정교한 타격에 준수한 수비, 빠른 발을 갖춘 내야수는 미국에서도 찾기 쉽지 않다. 25세라는 젊은 나이 역시 강점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도 4일 김혜성의 포스팅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이 매체는 “김혜성은 키움에서 8년 동안 통산 0.304의 타율과 0.364의 출루율을 기록했고, 2021년 46개를 포함해 7시즌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며 “센터라인 내야수로 강한 수비 능력을 갖고 있다.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두 번 받았고, 2021년엔 유격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고 소개했다. 김혜성은 KBO리그 역사상 유격수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모두 수상한 최초의 선수다.
김혜성은 2023년 신설된 KBO 수비상에서도 2년 연속 2루수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올 시즌 타율 0.326을 기록한 김혜성은 데뷔 후 처음 두 자릿수 홈런(11개)을 기록하며 장타력도 과시했다.
김혜성의 행선지로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시애틀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MLB.com은 “시애틀은 김혜성에게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올해 시애틀의 2루수로 나온 선수들은 타율 0.209에 OPS(출루율+장타율) 0.658, 삼진율 27.1%를 기록했는데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통산 3819타석에 나서 16.3%의 삼진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LA 에인절스 등도 후보지로 꼽힌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최근 김혜성의 몸값을 3년 2400만 달러(약 339억 원)로 예상했다.
김혜성은 지난달 29일 일찌감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해 소속사인 CAA가 마련한 훈련장에서 몸을 만들며 포스팅 일정을 준비해 왔다. CAA는 MLB의 일본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김혜성은 지난달 26일 KBO 시상식에서 “빅마켓 팀이냐 스몰마켓 팀이냐 같은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포스팅 제안이 들어온 팀 들 가우데 내가 많이 뛸 수 있는 구단을 잘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계약이 성사됐을 때 키움이 받게 되는 이적료는 계약 규모에 따라 차등 결정된다. 보장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김혜성과 계약한 구단은 총액의 20%를 키움에 지급한다. 2500만 1달러~5000만 달러일 경우엔 2500만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에 2500만 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7.5%를 추가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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