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스포츠 “내야수 필요한 모든 팀이 문의할 것”
수비와 주루는 수준급 인정…장타력은 의문 부호
권혁준 기자 = 김혜성(25)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수비와 주루가 되는 좌타 내야수라는 점에서 계약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종 행선지가 어디일 지도 많은 관심을 모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5일(한국시간) 김혜성의 포스팅을 공시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한국시각 5일 오후 10시부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벌일 수 있다. 협상 마감 기한은 한국 시각으로 내년 1월 4일 오전 7시다.
김혜성을 원하는 ‘수요’는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 2루수와 유격수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데다, 아직 20대 중반 어린 나이라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 여기에 준수한 콘택트와 주루 능력도 갖추고 있기에 내야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면 영입을 시도할 만하다.
미국 CBS스포츠도 김혜성의 포스팅 소식을 전하면서 “내야수가 필요한 모든 팀이 김혜성에 대해 문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계약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구체적인 행선지 후보로는 시애틀 매리너스가 첫손에 꼽힌다. 시애틀은 올해 85승77패(0.525)의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엔 실패했다. 팀 평균자책점이 아메리칸리그 1위, 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할 정도로 마운드의 경쟁력이 있지만, 반대로 팀 타율은 0.224로 30개 구단 중 29위에 불과했다.
2루수-유격수 포지션도 허약하기 그지없었다. 2루수로 가장 많이 나섰던 호르헤 폴랑코는 118경기에서 0.213의 타율에 16홈런 45타점에 그쳤고, 그나마도 현재 FA 신분이 된 상태다. 주전 유격수 J.P 크로포드는 105경기에서 0.202의 타율에 9홈런 37타점으로 더 심각했다.
이에 포스팅 이전부터 시애틀은 김혜성의 영입 1순위 팀으로 여겨졌고, 실제 시애틀 구단도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성의 입장에서도 주전 2루수가 공석인 시애틀은 메이저리그 적응에 있어 수월한 팀이 될 수 있다.
시애틀 외의 다른 팀들 역시 김혜성에 대한 관심을 보일 수 있다.
CBS스포츠는 “김혜성의 영입을 문의할 수 있는 그룹엔 시애틀뿐 아니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도 있다”고 했다.
매체는 “김혜성은 이정후와 함께 클럽하우스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김하성과도 센터 내야진을 함께 책임진 적이 있다”면서 “이정후, 김하성, 김혜성 등 3명은 2017~2020년까지 함께 뛰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이정후의 소속팀이기에 김혜성의 영입에 관심을 보일 수 있고, 샌디에이고는 FA를 선언한 김하성을 잃을 경우 김혜성을 ‘대체자’로 영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저스는 가능성이 낮다고 하면서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스프링 트레이닝 당시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대어급 내야수’가 많지 않다는 것 또한 김혜성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부분이다. 윌리 아다메스가 최대어로 꼽히고, 김하성이 그 뒤를 잇는 정도다. 이 두 선수의 영입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비싼 몸값이 부담스러운 팀이라면 김혜성에게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CBS스포츠는 김혜성이 수비와 주루 능력은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김혜성은 2루수와 유격수 양쪽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재능있는 내야수로, 팀의 필요에 따라 포지션을 옮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주루도 좋다. KBO리그에서 5시즌 동안 최소 25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했고, 통산 도루 성공률은 85%였다”고 했다.
다만 타격 능력엔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CBS스포츠는 “콘택트 능력과 낮은 삼진율에도 불구하고 ‘파워 지표’는 고무적이지 않다”면서 “김혜성의 통산 ‘순장타율’(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은 0.099로 이정후(0.151), 김하성(0.199)의 KBO리그 성적보다 상당히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혜성의 장타력은 메이저리그 타자들 사이에서도 최하위권에 가까울 것이다. 이에 김혜성의 타격이 주전이 되기엔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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