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올스타 투표 1위 LG 유기상
3점슛 성공 개수 2개 ‘공동 6위’… 성공률은 42%→35%로 떨어져
“견제 이겨내 제 가치 올려야죠”
LG, 한때 9위까지 추락했지만 반등… “좋은 기세 유지해 6강 안정권 목표”
지난해 프로농구 올스타전까지만 해도 LG 유기상(23)은 조연이었다. 당시 유기상은 신인으로 유일하게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것으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2년 차인 올해 그는 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올스타 팬·선수단 투표에서 최근 5년간 올스타전 1, 2위를 양분했던 허웅(KCC)-허훈(KT) 형제, 리그 정상급 가드 이정현(소노) 등을 모두 제치고 1위를 했다.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유기상은 “올스타 투표 결과가 나오고 (1위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투표가 한창일 때 저희가 연패 중이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직도 저희가 6강 안정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좋은 기세를 유지해서 빨리 안정권에 접어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직전 시즌까지 2년 연속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도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연달아 실패한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 구성을 크게 흔들었다. 기존 국내 주축 선수였던 이관희-이재도를 DB 두경민, 소노 전성현과 트레이드했다.
LG는 올 시즌을 3연승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8연패에 빠지며 한때 9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LG는 29일 DB전까지 거짓말처럼 8연승으로 반등하며 30일 현재 공동 4위로 뛰어올랐다. 유기상은 DB전에서 3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는 등 15득점 하며 94-60 대승을 이끌었다.
1년 만에 주연으로 발돋움한 소감을 묻자 유기상은 “팀에서 오래 뛰던 형들이 올 시즌을 앞두고 (다른 팀으로) 많이 떠나면서 원년 팬들이 저를 많이 예뻐해 주신 것 같다”며 “작년에 ‘와, 올스타전도 나갈 수 있구나’ 했는데 이렇게 많은 득표수로 1위를 하게 됐다. 보답하려면 제가 한 발이라도 더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시즌 한 경기 평균 23분 34초를 뛰던 유기상은 올 시즌 평균 29분 25초를 뛰고 있다. 다만 늘어난 인기와 출전 시간만큼 끈질긴 상대 견제도 견뎌야 한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신인 최다 3점슛(95개) 기록을 세우며 신인왕에 올랐던 유기상은 3점슛 평균 성공 개수가 지난 시즌 1.8개에서 올 시즌 2.0개로 늘었다. 리그 공동 6위. 다만 3점슛 성공률은 지난 시즌 42.4%에서 34.8%로 떨어졌다.
‘루키’ 유기상에게 왔던 오픈 3점 기회는 ‘2년 차’ 유기상에게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유기상은 “작년에는 (상대 수비가) 절 놔두고 다른 선수에게 도움 수비를 가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저를) 아예 3점 라인 밖에 나오지도 못하게 한다. 그래서 늘 한두 발을 더 뛰어야 한다”고 했다. 유기상은 “운동선수는 편하면 안 된다”며 “지금 당장은 지표가 안 좋고 힘들지언정 적응되면 농구 보는 시야가 넓어지지 않을까. 그래도 1년 차 때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런 견제도 받아볼 수 있는 거다. 이겨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제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깨야 할 하나의 퀘스트(롤플레잉 게임에서 주인공에게 주어진 일종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기상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를 강조하는 조상현 LG 감독으로부터 인정받는 수비수이기도 하다. 유기상은 “감독님이 늘 (수비하는 선수를) ‘끝까지 따라가라’고 하신다. 저도 공격에 실패하면 ‘내가 못 넣어? 그러면 너도 못 넣어’ 라고 생각한다. 수비는 기술적인 면보다 한 발짝 더 따라가겠다는 의지의 차이라고 본다”고 했다.
LG는 새해 첫날 1위 SK를 상대로 9연승에 도전한다. 유기상은 “8연패를 하고 8연승을 했으니 이제 원점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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