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집계 이후 300야드 첫 돌파
안병훈, 평균 317야드… 전체 3위에, ‘드라이브 효율성 지수’도 3위 올라
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 내일 개막… 최장 677야드 코스, 장타자에 유리
비거리 300야드가 장타자의 상징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너도나도 300야드를 쉽게 친다. 2024년 PGA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300.2야드(약 275m)로 측정됐다. PGA투어 사무국이 공식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7년 이후 300야드의 벽이 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PGA투어 대회에 참가한 184명 중 55.4%(102명)가 평균 300야드가 넘는 티샷을 날렸다. 짧은 파4 홀은 코스 길이가 350야드 전후인 경우도 있어 파4 홀에서 ‘원 온’이 되는 장면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초장타 시대’의 주역 중 한 명은 한국 선수인 안병훈(34)이다. ‘한중 탁구 커플’ 안재형, 자오즈민 부부의 아들인 안병훈은 지난 시즌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317.1야드(약 290m)로 이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톱10’에 든 한국 선수는 안병훈이 유일하다.
안병훈의 강점은 효율적인 스윙으로 쉽게 장타를 날린다는 점이다. 안병훈은 ‘드라이브 효율성 지수’에서 3위를 했다.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1위 캐머런 챔프(30·미국·322.8야드)는 효율성 지수에서는 145위, 비거리 2위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320.2야드)는 효율성 지수 118위에 그쳤다.
안병훈은 3일부터 나흘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에 출전해 2025년 첫 티샷을 날린다. 플랜테이션 코스는 파4 홀 11개 중 3개가 500야드를 넘고 18번홀(파5)은 677야드에 달한다. 그만큼 초장타 선수에게 유리하다. 안병훈은 지난해에도 522야드 거리의 7번홀(파4)에서 티샷으로 429야드를 날리는 등 장타력을 무기로 이 대회에서 4위를 했다.
챔프와 매킬로이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도 안병훈에게는 유리한 점이다. 더 센트리에는 전년도 시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와 페덱스컵 상위 50위 안에 들었던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챔프는 지난해 우승을 하지 못한 데다 페덱스컵 순위도 164위에 그쳐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2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이 대회 대신 DP월드투어(옛 유럽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출전한다. 매킬로이는 작년에도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PGA투어 사무국 역시 이런 이유로 ‘파워랭킹(우승 가능성 순위)’에서 안병훈을 10위에 올려뒀다. 2016년 PGA투어에 데뷔한 안병훈은 아직 미국 무대에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그 대신 지난해 10월 말 인천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린 상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5위를 한 임성재(27)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 임성재는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가 298.8야드로 평범하지만 매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며 5년 연속 이 대회 출전권을 받았다. PGA투어 사무국은 임성재를 안병훈보다 높은 파워랭킹 4위에 올려놓으며 “마우이에서 네 번 중 세 번이나 톱10에 들었고,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했다. 지난해 페덱스컵 순위 7위에 오른 임성재는 2021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이후 3년 3개월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페덱스컵 순위 32위 김시우(30)도 안병훈, 임성재와 함께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김주형(23)은 우승 없이 페덱스컵 순위 51위에 그쳐 한 끗 차이로 올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 김주형은 지난해 대회 때는 공동 45위를 했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가 오른쪽 손바닥 부상으로 올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가운데 잰더 쇼플리(32·미국)가 파워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쇼플리는 지난 시즌 PGA 챔피언십과 디오픈 챔피언십 등 메이저 대회에서만 두 차례 우승했다. 이어 조부모가 마우이 출신인 일본계 선수 콜린 모리카와(28·미국)가 파워랭킹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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