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6개월 만에 태국 꺾고 ‘동남아 월드컵’ 정상
2025년에는 아시안컵 예선, 동남아시안 게임 예정
베트남을 이끌고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성과를 낸 김상식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출전이라는 원대한 꿈을 드러냈다.
김상식 감독은 7일 국내 취재진과 진행된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베트남을 이끌고 월드컵에 한번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으면서 약 1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김상식 감독은 부임 6개월 만에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아세안(ASEAN)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정상에 올랐다.
내용도 흠잡을 데 없었다.
대회 전까지 5경기에서 1승에 그쳤던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은 미쓰비시컵 준결승까지 5승 1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난적’이었던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도 1-0으로 제압했다.
백미는 태국과의 결승전이었다. 안방에서 펼쳐진 결승 1차전에서 베트남은 2-1로 승리했다. 베트남이 홈에서 태국을 제압한 것은 27년 만이었다. 그리고 방콕에서 펼쳐진 2차전에서는 상대에게 비매너골을 허용했음에도 3-2로 승리하며 2022년 대회 결승전 패배를 제대로 설욕했다.
베트남 국민들은 ‘라이벌’ 태국에 2연승을 거둔 김상식 감독과 선수단을 열광적으로 환영했다. 취재진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상식’을 연호했고, 정부는 선수단에 1급 노동 훈장을 수여했다. 베트남 시내에는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가 펄럭이는 등 열기는 대단했다.
김상식 감독은 “태국에서 우승 후 TV로 베트남 상황을 먼저 지켜봤다. 이후 베트남에 도착해 길거리를 나가니 많은 분들이 응원해 줬다. 인파가 넘쳐서 놀랐다”며 “박항서 감독님 시절 베트남의 열광적인 모습을 언론으로 지켜봤는데, 실제로 내가 그 응원을 받으니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베트남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는 앞으로 김상식 감독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전임 박항서 감독도 베트남 사령탑 부임 후 처음으로 출전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린 뒤 큰 지지를 받아 잡음 없이 승승장구했다.
자신을 향한 의심을 없애고 확신을 얻은 김상식 감독은 자신감을 갖고 2025년을 보내게 됐다.
김 감독은 “다가올 아시안컵 예선을 잘 치러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겠다. 그리고 동남아시안게임(SEA)에서도 우승에 도전하겠다. 이제 시작”이라면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베트남 축구가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 월드컵에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상식 감독은 미쓰비시컵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응우옌쑤언선처럼 선수들의 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브라질 출생인 응우옌쑤언선은 미쓰비시컵을 통해 베트남 대표팀에서 데뷔했는데, 7골을 넣으며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김 감독은 “시대에 맞춰 귀화 선수를 추가로 발굴해야 한다. 베트남 축구가 동남아시아를 넘어 아시아에서 경쟁력 있는 팀으로 발전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발품을 찾아서 좋은 선수를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에 머물며 현지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 가족들과 설 명절을 보낼 예정이다.
이후 3월부터 진행되는 아시안컵 예선 준비에 돌입한다. 베트남은 라오스, 말레이시아, 네팔과 아시안컵 본선 진출권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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