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프로야구 한화의 새 안방구장이 될 대전 베이스볼드림파크(가칭)를 찾은 신인투수 정우주(19)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달 초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야구장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는 “관중석 앞에 안전그물이 설치된 걸 보니 정말 시즌이 다가오는 것 같다. 지금 당장 야구하고 싶다는 마음 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신축구장에는 불펜도 복층으로 돼 있고, 관중석에는 인피니티풀(수영장)도 있다”며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1985년 창단해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한화는 이르면 3월 시범경기부터 2만 석 규모의 신축구장을 사용할 계획이다. 2025년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신인 정우주는 새 구장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기대주다. 문동주(22), 김서현(21), 황준서(20)와 함께 젊고 강한 마운드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가진 재능에 비해 성장이 더뎠던 정우주는 고교 2학년이던 2023년 신일고에서 전주고로 전학을 가며 야구의 눈을 떴다. 주창훈 전주고 감독의 권유로 전학을 결정한 정우주는 “전주고에서 ‘왜 이렇게 나를 필요로 하나’를 생각해보면서 야구를 대하는 마음이 아예 달라졌다. 운동 패턴부터 식습관까지 하나하나 다 뜯어고쳤다. 하루에 한 끼 씩 더 먹으며 1년 새 10㎏을 찌웠다”고 말했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 정우주는 단숨에 초고교급 유망주로 탈바꿈했다. 최고 구속 시속 156㎞의 빠른 공을 앞세운 정우주의 활약에 힘입어 전주고는 지난해 청룡기(7월), 전국체육대회(10월) 정상에 올랐다. 전주고는 9월 끝난 봉황대기에서도 청소년 대표팀 일정으로 불참한 정우주 없이도 우승하며 3관왕에 올랐다.
키 185㎝, 몸무게 88㎏의 오른손투수인 정우주는 부드러운 투구 폼과 빠른 투구 템포 등도 장점이다.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RPM)도 최대 2700 가까이 될 정도로 볼 끝이 좋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해 11월 한화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던 정우주는 “양상문 투수코치님과 이야기 끝에 (고교 때 자주 던졌던) 스플리터 구사는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커브와 슬라이더를 보다 날카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 시즌 목표에 대해선 “팬들과 약속한 가을야구(포스트시즌) 진출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빨리 1군 무대를 밟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MLB 출신 류현진(38)의 복귀에도 8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는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선발투수 엄상백(29), 유격수 심우준(30)을 영입하는 등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정우주를 비롯한 ‘영 건’들의 활약이 이어질수록 가을야구 무대에도 가까워진다. 아직 류현진과 따로 대화를 나눠보지 못했다는 정우주는 ”언젠가 한화의 1선발투수를 꿈꾸는 만큼 류현진 선배님에게 선발투수로서 어떻게 타자를 제압하는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덕수고 출신 좌완투수 정현우(19)와의 신인왕 경쟁 구도도 주목받는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뛰며 정현우와 친해졌다는 정우주는 “현우는 타자를 상대하는 법을 아는 투수”라면서도 “하지만 구위는 내가 더 좋다. 발전할 수 있는 여지도 내가 더 많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로 무대에서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는 지난해 최우수선수(MVP)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 KIA 김도영(22)을 꼽았다. 정우주는 “내가 가장 자신있는 패스트볼로 김도영 선배를 삼구삼진으로 잡는 게 목표”라며 “홈런을 맞을 가능성이 더 높겠지만 신인의 패기로 자신 있게 승부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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