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아틀레티코 UCL 16강전 승부 가른 ‘투터치’…뭐길래?

  • 뉴스1
  • 입력 2025년 3월 13일 16시 27분


승부차기서 키커 디딤발이 공 건드려
규정 제14조 1항 따라 키커가 두 번 연속 터치 안 돼

알바레즈의 페널티킥 장면. 슈팅 전에 디딤발이 먼저 공에 살짝 닿았다.(BBC 영상 캡처)
알바레즈의 페널티킥 장면. 슈팅 전에 디딤발이 먼저 공에 살짝 닿았다.(BBC 영상 캡처)
살 떨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토너먼트 승부에서 승패를 가른 건 다름 아닌 ‘투 터치’였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시비타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2024-25 UCL 16강 2차전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2로 승리,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1차전 레알 마드리드의 2-1 승리,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1-0 승리로 180분을 마친 두 팀은 연장전 30분까지 쏟아붓고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간 뒤 아주 작은 차이로 승자와 패자가 갈렸는데, 그 운명을 결정한 건 미묘한 터치 하나였다.

상황은 이렇다. 레알 마드리드가 2PK1로 앞선 상황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번 키커 훌리안 알바레즈의 슈팅이 골문을 갈랐지만, 슈팅 과정서 디딤발이 다소 미끄러진 게 화근이 됐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알바레즈가 오른발로 슈팅하기 전에 미끄러진 왼발로 먼저 터치가 됐다고 주장했다. VAR 판독 결과 디딤발에 공이 아주 미세하게 닿은 게 확인됐고, 결국 알바레즈의 승부차기 성공은 실패로 처리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법 규정 제14조 1항에 의하면 승부차기를 포함한 페널티킥에서 키커는 한 번 터치 후, 다른 선수가 공을 터치할 때까지는 다시 플레이해서는 안 된다.

알바레즈의 경우처럼 디딤발에 먼저 닿은 뒤 슈팅으로 이어지면 키커가 다른 선수의 터치 없이 두 번 연속 공을 건드리는 셈이다.

같은 이유로 페널티킥에서는 키커가 드리블 후 슈팅하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 경기 도중 페널티킥이 나왔을 경우에도 슈팅이 골키퍼의 터치 없이 골대에 맞고 나오면 키커는 그 공을 곧바로 다시 건드릴 수 없다.

알바레즈의 불운한 ‘투 터치’는 팽팽하던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리드를 잡은 레알 마드리드는 3번째 키커까지 연달아 성공하며 3PK2로 앞서 나갔다.

양 팀 모두 4번 키커는 실패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5번 키커 안토니오 뤼디거의 슈팅이 성공하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5번 키커는 기회를 얻지도 못하고 경기가 종료됐다.

워낙 작은 차이로 갈린 승부였기 때문에 해당 장면은 현지에서도 큰 논란이 됐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승부차기에서 VAR이 가동되는 건 처음 본다. 화면으로는 구별이 되지도 않을 정도의 작은 차이인데, 무슨 근거로 투터치를 확신하는가”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반면 주심에게 투터치를 주장했던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는 “상대가 피해자 행세를 하며 억울해할 필요가 없다. 모든 팀이 실제 벌어진 일에 맞게 공정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면 된다. 정당한 기술이 사용됐고, 그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가 봤다”고 반박했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가 종료된 후에도 라커룸 앞에서 투 터치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하다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미세한 터치였지만 그 파급은 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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