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然琇기자」13일 밤 방영된 KBS2TV 「드라마게임―옥계여관의 솔로몬」은 시골 법정의 풍경을 묘사한 드라마였다. 선산을 팔아버린 삼촌을 고소한 조카, 노름에 빠 진 남편에게 이혼소송을 낸 부인, 가보로 내려오는 신주단지를 깬 친구를 고소한 노 총각 등 세가지 송사를 주축으로 여기에 젊은 판사와 법원서기의 에피소드가 곁들여 졌다. 『시골에서는 소송도 화해를 위한 절차』라는 서기의 말처럼 이들은 처음부터 화 해를 전제한 듯이 보였다. 증인으로 등장한 염소나 논밭에서 일하던 복장으로 법정 에 나온 농민들은 「재판」의 격식과는 거리가 먼, 시골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했다 . 『법대로 하자』며 재판까지 온 사람들은 결국 감정의 응어리를 찾아내고 화해에 도달했다. 이를 통해 인간 사이의 원한이 얼마나 우습게 시작되고 풀리는지를 보여 주려한것으로보인다. 그러나 화해하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그려지지 않음으로써 작품의 취지 자체가 무 색해져버렸다. 이혼 소송에 상심한 남편이 술병으로 위독해지자 부인이 소송을 포기 하고 친구 부인이 찾아와 선처를 호소하자 노총각은 재판에 불참해버린다. 이처럼 갈등의 과정이 깊이 있게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해결에 따른 카타르시스도 작을 수밖에 없었다. 이 드라마가 극본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사실은 우려할 만하다. 단 막극은 단지 미니시리즈나 연속극을 위한 습작이 아니다. 단막극의 작품성이 예전보 다 후퇴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