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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서울연극제, 뮤지컬 강세·고루 높은 수준

입력 | 1996-10-17 10:19:00


올해로 20회를 맞은 서울연극제에는 모두 열두편의 공연이 있었는데 높은 작품수 준과 관객들의 호응으로 예년에 비해 열띤 열기속에서 진행됐다. 그 이유는 실연심 사를 통해 상반기의 수작들을 대거 참여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올 연극제의 또다른 특징은 뮤지컬의 강세라는 점이다. 「지하철 1호선」은 독일 뮤지컬의 번안이지만 고르게 높은 가창력과 변신연기, 빠른 진행, 호소력있는 음악 등으로 높은 완성도를 뽐냈다. 다만 연변처녀의 서울탐험이라는 기둥줄거리가 약했 다. 「블루 사이공」은 베트남전쟁이라는 우리의 아픈 기억을 소재로 브로드웨이 「미 스 사이공」이상의 뮤지컬을 만들어냈다. 물론 음악이나 테크닉 면에서 다소 못하지 만 전반적 감동면에서 앞서 있다. 아쉬운 점은 주제나 분위기가 너무 무겁고 극구성 이나 연출이 과잉되어 세련미가 덜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베트남여인역 강효성의 신 선미와 그녀가 부르는 우아한 뮤지컬 넘버들이 가슴에 남아있다. 상반기 화제작으로 「날 보러와요」는 화성연쇄살인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소재로부 터 진실이나 사랑같은 보편적 주제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호감을 줬다. 그러나 범 인(진실)을 추구하는 진지함과 한편으로 그것을 해체하고 조롱하는 포스트모던한 희 극성이 겹쳐져서 작가의식과 관객정서에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윤택의 「햄릿」은 「삶과 죽음의 경계 넘나들기」라는 한국적인 생사관으로 원 작을 재해석한 흥미로운 공연이었다. 무덤을 무대전면에 노출한채 산자와 죽은자, 현실과 비현실이 무덤을 중심으로 얼크러진다. 그러나 이런 재해석만으로 원작의 복 합성을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이윤택 특유의 난장과 에너지를 창출하기에 연기 의상 무대 등의 공연기호들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는 화해와 긍정을 나타내는 마지막 장면의 무대미술과 의 상이 황홀했으나 설화를 통해 나타나는 존재의 공포와 긴장을 연기로 구체화하기에 는 한계가 있었다. 신작중에서는 삶의 이분법적 사고를 관조하고 극복하려는 「뼈와 살」이 돋보였다 . 마음의 눈으로만 보이는 수몰지구의 옛 거리, 슬픔의 상여대신 출행하는 기쁨의 가마 등 작가의 알레고리적 관념과 서정적 이미지의만남이인상적이었다. 〈김방옥: 연극평론가·청주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