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濟均기자」 이번 국정감사는 전반적으로 정책감사분야에서 진일보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국감 내면을 들여다보면 부활 9년째를 맞은 국감의 문제점은 여전했 다. 의원과 수감기관간 담합의혹이 제기되고 질의자료만 배포한 채 정작 질의는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나열식 중복질의에 무성의한 답변이 난무했다. 특히 재벌에 약한 의원들의 모습이 여지없이 드러났고 봐주기식 국감도 없지 않았 다. 지난 1일 국세청에 대한 재경위 국감에서는 재벌의 주식변칙증여 무자료거래 등에 대한 질의자료가 보도진에 미리 배포됐으나 정작 국감이 시작되자 질의자체가 사라 져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또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행정위 국감에서 일부 의원들이 위장계열사은닉관 련 증인으로 출두한 진로의 張震浩, 해태의 朴健培회장을 지나치게 두둔해 눈총을 받았다. 15일 조세연구원에 대한 재경위 국감은 불과 15분만에 끝나 수감기관조차 어리둥 절해 하기도 했다. 또한 여야간 대립으로 피감기관에 대한 추궁보다는 여야 공방으로 국감을 마친 경 우도 많았다. 내무위는 금호그룹 지정기탁금문제, 4.11총선 선거부정, 효산콘도 불 법허가 의혹 등에 대한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간 설전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 다. 봐주기 구태도 벗지 못했다. 18일 운영위의 청와대비서실 국감에서 질의의원 대부 분은 서면답변을 당부했으며 특히 李元範의원(자민련)은 金光一비서실장의 답변때 『답변은 서면으로 해주시고 다만 제가 건의한 내용에 대해 각하께 말씀이나 드려달 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전문성부족도 문제였다. 9일 건교위의 고속철도공단 국감에 기술이전 이행여부를 따지기 위해 프랑스 TGV제작사 알스톰사의 한국현지법인인 유코레일사 베르통사장을 참고인으로 출석시켰으나 여야의원들은 기술이전 협의사항이행보다는 토목공사 등 을 따져 베르통사장으로부터 오히려 충고를 듣기도 했다. 중복질의나 사실이 아닌 질의도 많았다. 18일 건교부 국감에서 국민회의소속 의원 전원이 효산콘도 비리에 관한 공동 질의서를 만들었으나 한 의원이 별도로 이 문제 를 장황하게 질의, 눈총을 받았다. 또 농림해양수산위의 權五乙의원(민주당)은 축협 국감에서 「광우병으로 금수조치된 영국산 쇠고기가 지난해 18t 수입됐다」는 내용 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확인결과 국내업체가 도입계약과정에서 가격조건 등이 안 맞아 취소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피감기관의 과다한 접대도 문제였다. 과천청사 6개 부처에 대한 국감이 있은 18일 과천 일부 유명식당에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피감기관들의 물밑 쟁탈전이 치열 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