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尹相參·李東官 특파원」 일본의 민심은 한마디로 「안정속의 개혁」을 택 했다. 이번 중의원총선에서 각 당은 입을 모아 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다. 따라서 자민당 의 압승은 유권자들이 『집권경험을 가진 자민당에 힘을 실어 개혁을 추진하는 길 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선거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이번 선거는 자민당의 승리라기 보다 자민당과 정권을 다투었던 신진당의 패배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다. 신진당은 이번 선거에서 야당으로서 쟁점을 만들어 내는 것은 물론 대안을 제시하는 데도 실 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민당의 소비세 5% 인상을 비판하는 것으로 자민당비판표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란 안이한 전략을 세운 것은 주요한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보통국가론」으로 상징되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류의 과감한 외교안보공약 을 내걸어 21세기 일본의 미래상을 호소하는 차별성을 보였더라면 오히려 선전했을 지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결성 1개월여만에 제3당으로 부상하면서 50석 이상을 획득하 는 성과를 올려 93년 선거에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총리가 이끌었던 일 본신당 붐에 버금가는 호응을 얻었다는 평을 얻었다. 의석을 두배 가까이 늘린 공산당의 선전도 주목거리. 언론들의 분석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에서 이른바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파층의 40% 는 민주당을, 20%는 공산당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자민당의 압승이 예상됐 던 농촌지역과 달리 신진당의 우세가 점쳐졌던 대도시선거에서 자민당 비판표가 민 주 공산에 쏠림으로써 자민당이 반사이익을 거둔 셈이다. 또 신진당이 마지막 기대를 걸었던 창가학회마저도 자민당의 압승가능성이 점쳐지 자 자민당을 의식, 신진당에 대한 전면지원에서 한 발을 뺌으로써 신진당의 추락세 를 더욱 가속시켰다. 특히 신진당이 비례구에서는 자민당에 버금가는 선전을 했음에도 소선거구 선거에 서 완패한 것은 소선거구제 선거에서 「표의 극대화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으 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