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지연운항 등을 문제삼아 현금보상 등을 요구하며 툭하면 기내농성을 벌이는 한국인 승객들의 집단행동이 국제항공업계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1일 건설교 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16개국 항공사들이 가입한 동양항공사협회(OAA)는 지난 9월2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제15차 정기회의에서 주로 한국인과 대만인들에 의해 자주 행해지는 「하기(下機)거부」문제를 논의한 끝에 이 문제를 국제항공운송 협회(IATA)에 상정키로 결의했다. 이 협회는 이날 채택한 결의문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이 지 연 혹은 결항시 일부승객들이 현금보상을 요구하며 탑승 혹은 하기를 거부하는 농성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면서 『IATA와 해당 공항당국은 승객들의 이같은 기내농성 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의에 참가한 국내항공업계관계자는 『결의문에는 구체적으로 국가명이 명시 되지는 않았으나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유독 한국인과 대만인 승객들이 기내농성 을 벌인다」는 지적이 공공연하게 나왔으며 김포공항에 취항하는 외국항공사들이 그 동안 OAA를 통해 한국과 대만인 승객의 항공기 하기 거부에 대한 대책 마련을 계속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OAA의 이 결의안 채택이 있은 뒤인 지난 15일 일본항공 등 국내에 취항하는 7개 외국항공사 대표는 김포공항에서 공항경찰대대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비행 기 승객의 하기 거부사태가 있을 경우 공항당국과 경찰이 즉각 개입해 줄 것을 촉구 했다. OAA에 보고된 한국 및 대만인 승객의 하기 거부사례는 올들어 9월까지 한국이 4건 , 대만이 2건이다. 한국인 승객의 경우 지난 94년에 3건, 지난해에는 1건의 사례가 보고돼 있다. 그 예로 지난 7월30일 마닐라발 필리핀 항공 4180편은 항공기 정비와 김포공항의 통금시간(밤11시에서 다음날 오전6시까지)을 피해 16시간반 늦게 김포공항에 도착했 다. 그러자 한국인 승객 2백명 중 일부가 보상을 요구하며 비행기에서 내리기를 거 부하며 농성을 벌였다. 국내항공사 관계자는 『국제선항공기의 기내는 항공기소속국가의 영토라는 개념이 있으며 따라서 기내농성은 국제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일부 한국인 승 객들이 툭하면 금전보상을 요구하며 기내에서 농성을 함으로써 국제적으로 한국인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만정부는 OAA의 결의안채택 이후 최근 항공기내에서의 농성을 형사처벌하 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梁基大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