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賢斗기자」 「말총머리」 로베르토 바조(29). 94미국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확고한 지위를 굳힌 그가 올시즌 미 드필더로의 「화려한 변신」에 성공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명문 AC밀란에서 지난해 말까지 라이베리아용병 「검은 표범」 조지 웨아와 투톱을 이루던 그가 최근 소속팀의 미드필더로 변신, 새로운 모습을 보 여주기 시작한 것. 바조는 지난 21일 나폴리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그라 운드에 나섰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거친 태클을 시도하는 등 이전과는 전혀 다 른 투지넘친 모습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승부에 쐐기를 박는 세번째 골까지 터뜨 렸다. 그는 경기후 『미드필더로서 수비력은 아직 미흡하지만 이전에 전혀 맡아보지 못 한 새로운 포지션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변신에 만족스러워했다. 그가 이같은 포지션변화를 시도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이전처럼 현란한 드리볼과 빠른 스피드로 플레이를 하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는 생각했던대로 올시즌 새로 AC밀란의 지휘봉을 잡으며 4―3―1―2의 새로운 포메이션을 도입한 타바레즈감독으로부터 투톱의 뒤를 받쳐주는 게임메이커의 역할 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새로운 포메이션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타바레즈감독은 기존의 4 ―4―2 전형으로 포메이션을 다시 바꾸었는데 일단 투톱에서 밀려난 그는 스트라이 커로의 복귀가 어려웠다. 졸지에 후보선수로 밀려난 그는 이후 3주동안 벤치신세를 져야했고 급기야는 그가 팀을 곧 떠날 것이라는 소문까지 무성했다. 그러나 그는 백전노장답게 다시 일어섰다. 지난 21일 경기에서 이같은 주위의 우려를 비웃듯 미드필더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 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어 「과연 바조」라는 믿음을 다시 쌓기 시작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