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캠퍼스에서 일어나는 학생간의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려대 총학생회 산하 여학생위원회가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대학 여학생위원회는 동아리방에서 여학생을 강제로 껴안은 남학생에게 23일 학생자치조항에 따라 「공개사과문을 게재하고 여성단체에서 6개월 동안 자원봉사를 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지난 7월 여자화장실을 훔쳐보다 발각된 한 남학생에게 내린데 이어 두번째. 이 자치조항은 학내 성폭력사태가 증가하면서 여학생위원회가 자구책으로 마련, 총학생회에 제시해 명문화한 것이다. 이 남학생은 그 뒤에도 여학생의 가방에서 찾아낸 지갑과 학생증을 미끼로 계속 만나줄 것을 요구, 참다못한 여학생이 이 사실을 여학생위원회에 알림으로써 문제가 됐다. 이 남학생은 학생회관과 공대도서관 앞에 붙인 공개사과문에서 『술에 취해 나도 모르게 저지른 행동이지만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며 『이번 일을 여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용서를 빌었다. 이 남학생은 6개월간의 자원봉사활동이 끝나면 봉사기간에 느꼈던 점을 또 다시 대자보를 통해 공개해야 한다. 다른 남학생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金載昊기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