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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PC통신에선]감원 신드롬

입력 | 1996-10-24 20:17:00


명예퇴직이니 대기발령이니 해서 직장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기업으로서야 분명 원가절감의 수단이 되겠다. 하지만 직장을 떠나는 이들은 장래에 대한 막막한 허탈감이 앞선다. 젊음을 다바친 직장에 대한 배신감은 삶의 의미까지 앗아간다. 이제껏 우리 사회에서 직장이란 단순히 생계수단만은 아니었다. 살아가는 의미이자 삶 자체였다. 실직을 사형선고로 받아들이는 심정도 그 때문이다. 모두들 감원을 자신의 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물론 미래의 감원을 의식하고 미리 적당한 일자리를 알아보거나 창업을 꿈꾸는 것은 개인의 일이니 탓할 바 아니다. 하지만 어쩐지 약삭빠른 짓으로 생각되는 게 우리네 심성이다. 감원사태의 근본원인은 기술축적을 게을리하고 효율적인 투자를 외면해 조금만 불황이 와도 맥을 못추는 정부와 기업 특히 경영자들에게 있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이를 극복할 생각은 않고 인건비 줄이고 돈되는 일만 골라 하겠다는 기업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다. 감원 신드롬은 근본적으로 정부와 기업의 잘못을 근로자에게 떠넘기는데서 생겨났다. (유니텔ID·twopair) -------------------------------------- 본질적인 문제를 간과하지 말자. 현재의 감원 신드롬은 경제운용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구조의 변화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과거 초고속 성장기의 직업관이나 기업관이 현재 안정성장기의 그것과 같을 수는 없다. 조직도 살아 있는 유기체다. 비록 사람이 만들었으나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독립된 생명체다. 스스로 생존의 길을 찾게 마련이다. 환부가 있으면 수술을 해서 생명을 보존하려 하는 게 모든 생명체의 본능이다. 이제는 직업관을 바꿔야 한다. 평생직장의 신화는 이미 무너졌다. 기업과 고용인인 나는 냉정한 계산경쟁을 해야 한다. 기업이 프로인데 내가 아마추어에 머무른대서야 생존은 불가능하다. 철저히 나와 내 가족의 발전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최우선 관심사로 하자. 기업의 발전은 차후다. 감원은 우리가 피하거나 도망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를 괴롭히고 자극하는 동반자가 돼버렸다. 결국 자신의 자산가치를 극대화하는 수밖에 없다. 자기계발에 힘써 언제 어디서든 쓸모 있는 자원이 되도록 자가발전해야 한다. (유니텔ID·gnlhh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