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 워낙 머리가 뛰어나서 유치원에 들어가기 훨씬 이전에 한글을 깨우쳤죠. 초등학교 때는 시험만 보면 늘 백점을 받았고 공부라면 반에서 꼭 1,2등을 놓치지 않았죠.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그랬어요. 고등학생이 되니까 그토록 머리가 좋던 애가 친구를 잘못 사귀는 바람에 그만 성적이 뚝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결국 대학진학은 이렇게 저렇게 되었지요』 이 말을 들었을 때 사실 여부를 떠나서 뛰어난 자녀를 둔 부모는 시큰둥할 것이고 열등의식을 가진 부모는 거부감을 가질 것이다. 그토록 머리가 좋다면 상대방이 알아서 언급할 것이고 설령 언급 않는다 해도 서운할 것이 없다. 가끔 대화도중에 자기자신이 팔불출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조차도 의식하지 못하고 자녀자랑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같다. 사실 요즈음 한글을 일찍 깨우친 아동, 매번 백점에 1,2등 하는 아동들은 너무나 흔하기 때문이다. 자녀자랑은 서양도 마찬가지다. 다만 자녀에 대한 대화의 주제가 우리는 공부에서 시작해 공부로 끝나는 반면 그들은 공부보다는 취미 오락, 하고 싶은 것, 특기 등이 거론된다는 것이다. 『우리 애는 어려서부터 농구광이죠. 아마도 마이클 조던 이상의 선수가 될지도 몰라요. 둘째 아이는 뚝딱뚝딱 만들기를 좋아하고 놀러 다니기를 좋아해요』 그러나 미국 동부지역의 유태인들을 보면 공부와 학교문제에 대해 어느 민족보다도 엄격하고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아이가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놓아둔다. 그러면 자녀자랑을 들을 때 영어로 뭐라고 대꾸하면 좋을까. He is bragging too much(그 사람 너무 허풍이 심하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