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永默 기자」 여야가 11월4일부터 심의에 들어가는 71조6천20억원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둘러싸고 또 다시 대립,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야는 우선 예산안 전체규모에서부터 「정부원안통과」와 「긴축예산편성」으로 맞서고 있다. 여기에 북한무장간첩 침투사건을 계기로 한 국방예산증액과 사회간접자본(SOC)투자, 관변단체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입장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야권공조를 통해 예산안을 제도개선특위활동과 연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예산안 자체에 대한 공방보다는 예산안을 볼모로 한 극한대립의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1일 沈晶求예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대책회의를 갖는 신한국당은 방위비 SOC 복지투자의 확대를 꾀하는 예산안의 기본 골격을 원안대로 관철한다는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방예산의 경우 예상되는 야권의 반발에도 불구, 전년 대비 12% 증액분 뿐만 아니라 2천억원의 추가증액분까지도 예산안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야당이 반대하는 관변단체에 대한 예산지원문제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조틈새를 적절히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야권의 제도개선특위활동 연계에 대해서도 검경중립과 방송법개정 등 쟁점 사안별 양보로 대응키로 했다. 이미 대책회의를 가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긴축예산편성과 관변단체지원 등 내년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선심성예산의 삭감을 기본전략으로 정해 놓은 상태. 그러나 양당은 각론면에서는 다소의 차이가 난다. 국민회의는 수적 열세로 실현성이 낮은 대폭삭감보다는 항목조정에 더 큰 비중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물가인상 유발항목과 선심성 대규모사업을 감축, 이를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복지분야와 군 사기진작을 위한 지원예산, 중소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예산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경부고속철도예산도 감축대상이다. 李海瓚정책위의장은 30일 『경제성 등을 고려할 때 고속철도를 우선 대전까지만 개통하고 나머지 구간은 장기사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자민련은 일단 예산안증액비율을 한자릿수에서 묶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정부의 「10%경비절감정책」에 걸맞은 긴축예산의 편성에 당력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자민련은 특히 예산투입의 지역적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가덕도신항만건설문제를 철저하게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許南薰정책위의장은 『불황으로 내년도 세입규모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가 불투명한 만큼 불요불급한 경비는 반드시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