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元在 기자」 방송 3사의 대결 무대가 TV에서 FM 라디오로 옮겨졌다. SBS가 오는 14일 FM 첫 전파를 내보냄에 따라 지금까지 「FM 시장」을 양분해 온 KBS와 MBC가 바짝 긴장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것. SBS FM의 개국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KBS. 4일부터 시작되는 FM 가을개편은 SBS로 빠져나간 DJ 이숙영 최화정 전영혁의 공백을 메우는 한편 프로그램별로 새 코너를 등장시켜 분위기 변화를 시도한다. KBS는 특히 싱어송라이터 윤상이 진행을 맡은 심야프로 「0시의 스튜디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심야시간대를 공략하기 위해 영화음악과 포크송, 언더그라운드계열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생방송으로 내보내게 된다. 최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서세원의 가요산책」을 비롯한 기존 프로는 「수성」의 차원에서 접근할 계획. DJ 이동이 없는 MBC는 지난달 21일 가을개편을 실시하면서 AM만 일부 프로를 바꿨을 뿐 FM은 종전 체제대로 나가기로 했다. 윤기백팀장은 『봄 개편때 등장한 김현주 허수경 김기덕씨가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여서 SBS의 공세를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BS는 「말은 짧게 음악은 길게」(Less Talk More Music)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FM방송의 음악적 기능을 살려 신변잡기 위주의 「수다떨기」에 식상한 청취자들을 공략하는 한편 일요일에는 각종 라이브 콘서트를 생중계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KBS와 MBC는 새 경쟁자로 나선 SBS가 참신한 포맷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방송의 틀에 맞춰 대응 편성한데 대해 못마땅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KBS 이원규주간은 『경쟁사의 DJ를 빼가고 시간대별로 비슷한 성격의 프로를 배치한 것은 방송 윤리차원에서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SBS 이진규부장은 『후발주자의 고육책으로 이런 결과가 나왔지만 앞으로 방송 과정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