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相根기자」 97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대학별 본고사가 사라지게 됐다. 70년대 이후 폐지와 실시를 거듭하던 대학별 본고사는 지난 94학년도부터는 실시여부를 각대학이 자율결정하도록 해왔었다. 이전까지는 「선지원 후시험」제도에 따라 수험생이 먼저 대학에 지원한 뒤 학력고사를 치르면 대학별로 입학전형을 실시했다. 그러나 94학년도부터 수능시험을 치른 뒤 지원대학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입시제도가 바뀌자 9개 대학이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본고사를 다시 도입했다. 본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95학년도에 38개 대학으로 늘었으나 96학년도에는 28개 대학으로 줄었다. 97학년도 입시에서 본고사가 사라지게 된 것은 5.31 교육개혁의 「작품」이라는 것이 교육부 관계자들의 설명. 교육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차 과제 48개를 발표하면서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대학입학제도」를 명분으로 국공립 대학의 필답고사를 폐지시켰다. 당초 본고사 실시방침을 고수하려던 서울대는 교개위 및 교육부와의 오랜 줄다리기끝에 본고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양보」했다. 고려대 연세대 등 사립대도 「보이지 않는 압력」에 따라 같은 결정을 내렸다. 각대학들이 본고사를 치르지 않게 된 것은 수능시험에서 폭넓은 학습과 독서를 필요로 하는 통합교과형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주요 대학이 논술고사를 치르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본고사 폐지는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을 확대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이를 억제하는 교육개혁의 모순에서 비롯됐지만 결과적으로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고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