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永植 기자」 한국남자프로골프의 차세대 기대주인 「해외파」 강욱순(30). 그가 한국선수로서는 최초로 해외투어인 96아시아PGA투어 상금왕에 등극할 것인가. 지난 3일 끝난 96알프레드 던힐 마스터스골프대회(홍콩)에서 준우승한 강욱순의 5일 현재 APGA투어 상금랭킹은 1위(17만2천3백56달러). 그 뒤를 크레이그 캠프스(남아공·11만7천8백84달러)가 쫓고 있다. 올시즌 2승(토너먼트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콸라룸푸르오픈)을 마크하고 있는 강욱순은 지난 4월 칸루방클래식(필리핀)에서 연장전 끝에 아깝게 준우승에 그치는 등 출전하는 APGA투어마다 정상권의 샷을 선보이고 있다. 강욱순의 골프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프로데뷔 6년만인 지난해 첫승(일간스포츠오픈)의 기쁨을 맛보면서부터다. 무명의 설움을 털어낸 그의 올시즌 국내 상금랭킹은 11위(5천9백73만원). APGA투어 상금까지 포함한다면 2억원에 육박, 올 국내상금랭킹 1위 최경주(1억4천7백20만원)보다 앞선 액수다. 올 국내 11개 정규대회에서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그가 대부분 동남아지역에서 열리는 APGA투어에서 유난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더위에 강한 체질 덕분.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 그는 다른 국내 선수들과 달리 무더위 속에서 치러지는 동남아대회에서도 대회 후반까지 체력적인 면에서는 전혀 곤란을 겪지 않는다. 골프연습장에서 볼 줍는 일을 하며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그의 강인한 승부욕도 또 하나의 강점. 오는 12월 19일 개막하는 APGA투어 마지막 대회인 96아시아 매치플레이선수권대회까지 남은 7개 대회에 걸려 있는 총상금은 2백5만달러. 아직 상금왕 타이틀 획득을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4월이후 줄곧 상금랭킹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강욱순이 최근의 샷감각만 유지해 준다면 APGA상금왕에 등극한 첫 한국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