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承虎기자」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주행시험로에 놓인 라노스를 본 순간 강력한 이미지의 스포츠카형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심플하고 강한 남성미와 볼륨감있는 여성미를 함께 갖춘 외관이었으며 전면부의 크롬라디에이터그릴은 품격이 돋보였다. 후면부는 요즘 유행하는 내장형 스포일러를 채용, 끄트머리가 날렵하게 마감됐다. 엔진룸은 공간에 여유가 있었다. 배선류가 간소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우측 설명. 트렁크는 스키백을 대여섯개는 넣을 수 있을 만큼 넓었다. 용량이 중형차급에 맞먹는 3백22ℓ나 되기 때문이었다. 「동급최대의 실내공간」이란 설명처럼 내부도 넓었다. 전체적으로 「소형차답지 않게 크다」는 인상. 시트에 앉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운전석과 조수석의 듀얼에어백(선택사양)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계기판은 핸들 때문에 가려지는 부분이 많아 아쉬웠다. 디자인도 평범한 편. 콘솔박스 동전보관함 카세트테이프보관함은 물론 컵홀더 카드보관함 등 수납공간이 다양했다. 오디오엔 CD플레이어가, 조수석엔 전동식 백미러가 달려있었다. 시동을 걸자 대우독일뮌헨연구소와 영국리카르도사가 합동개발했다는 E―TEC엔진이 힘차게 포효하기 시작했다. 대우측은 이 엔진이 △힘좋고 △조용하며 △오래간다고 설명했지만 엔진소음 크기는 경쟁사 차량들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DOHC엔진이어서인지 속도계는 금방 1백40㎞를 가리켰다. 변속기 기능도 훌륭했다. 수동변속기의 경우 각 변속단수별 범위가 넓어 변속충격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1단, 3단, 5단으로 건너뛰어도 무리없이 부드럽게 달렸다. 자동변속기 차량에서도 역시 변속충격을 느끼기 힘들었다. 라노스는 소형차답지 않게 1백85사이즈 광폭타이어를 채용, 접지면이 넓고 윤거 및 축거도 넓다. 자연히 승차감이 향상됐고 고속주행시에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운전석 시트가 측면부위를 약간 튀어나오고 딱딱하게 만들어져 운전자의 몸을 고정, 코너링시 몸의 쏠림을 막아줬다. 서스펜션은 세단치고도 부드러운 편. 탄성도가 커 코너링시 차체좌우의 높낮이 차가 크게 느껴졌다. 브레이크를 밟자 질주하던 야생마가 잘 길들여진 가축처럼 양순해졌다. 브레이크의 작동은 부드럽지만 강력했다. 소음을 줄이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지만 주행중에 부르릉거리는 엔진소리가 다소 귀에 거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