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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206)

입력 | 1996-11-06 20:50:00


나에 대한 타당한 오해들〈13〉 현석의 표정은 천연덕스러웠다. 『다 노력의 결과지. 나도 넉 달이나 걸려서 철저하게 연구한 거라구. 밤마다 침대에 누워서 당신 생각 말고 뭘 했겠어』 『좋아. 믿어줄 테니 그럼 그때 옆에 누워 있던 여자 중에 그 사실을 증언해줄 사람 하나만 데려와 봐』 『그것 봐. 당신은 내 말에 감동하고 있어. 그걸 부정하려고 일부러 전혀 가능성없는 경우를 갖다 대고 있잖아. 그게 바로 당신이 그 말을 믿고 싶다는 증거야. 이쯤이면 자신이 얼마나 사랑을 원하고 있으며 감상적인 사람인지 증명이 됐지, 안 그래?』 그러면서 현석은 내 목에 팔을 감고 훔치듯이 재빨리 입을 맞추었다. 그는 두번째로 나를 놀라게 하고 있었다. 내가 아이를 가진 것을 알자 갑자기 세상과 나에게 당당하게 굴며 그때까지 우리가 만나왔던 어둠의 휘장을 홱 걷어 젖히고는 나를 두 팔에 안고 쏟아지는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던 현석. 이번에는 또 넉 달만에 돌아와서는 마치 그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만나 머리를 맞대고 결혼식 준비를 해오던 관계처럼, 나의 모든 것을 샅샅이 안다는 듯이 허물없이 굴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에 거리에서 울려퍼지던 유행가가 생각난다. 널 만났다는 건 외롭던 날들의 보상인가. 하지만 이런 노래도 있었다. 어차피 헤어짐을 아는 나에게 우리의 만남이 짧아도 미련은 없네. 길을 가던 아이 하나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사람들은 땅에 엎드린 채 울고 있는 아이를 귀엽다는 듯이 쳐다본다. 다친 데는 없니? 하면서 안아 일으켜준다. 그런데 넘어지자마자 발딱 일어나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다시 걸어가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누구나, 참 조그만 게 독하네, 하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아무도 안아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아이는 어린애 치고 너무나 일찍부터 타인이란 것을 의식하게 되었기 때문에 속마음과는 전혀 달리 남에게 안기기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현석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걸어가고 있는 그 팀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