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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케치]PD수첩 「훈장공화국」곡절끝에 방영결정

입력 | 1996-11-06 20:50:00


「李元洪기자」 한때 제작을 중단, 궁금증을 자아냈던 MBC PD수첩 「훈장공화국 대한민국」이 두 차례 연기끝에 오는 19일 방영된다. MBC는 지난달 30일 「훈장공화국 대한민국」이 5일 방영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다음날 이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정신대문제를 다룬 「열여섯의 분홍치마저고리」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훈장…」은 최근 원로작가 황순원씨의 정부훈장거부 등을 계기로 정부의 서훈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다루었다. 지난 79년부터 현재까지 20만명이 넘는 사람에게 훈 포장 및 표창이 수여돼 국민 2백22명당 한 명꼴로 훈포장을 받아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작중단에 대해 MBC PD협회는 「누가 PD수첩을 위해하는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반발했다. PD수첩 프로그램방영을 둘러싸고 92년 50일간의 파업을 겪기도 했던 MBC는 이번일로 당시의 사태가 재연될 것을 우려,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PD수첩은 당시 「그래도 농촌을 이대로 둘 수 없다」를 제작했으나 이때 북한 연형묵총리가 서울을 방문중인 점을 감안, 정부로부터 『북한인사들에게 나쁘게 보일 수 있으니 방영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회사가 이에 맞서는 노조위원장을 해고하자 파업이 발생했었다. 「훈장…」의 제작중단에 대해 은희현 교양제작국장은 『총무처에서 「훈장…」이 몰고올 파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목숨바친 희생 끝에 훈장을 받은 사람들도 이 프로를 보고 허탈감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에 재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총무처에서 관계인사인터뷰를 비롯한 취재를 모두 마칠 때까지 제작중단지시는 없었다. 이 과정에서 총무처의 모인사가 「어제 얘기했는데 계속 제작을 하느냐」며 항의했다. 항의를 받은 후 갑자기 제작중단지시가 내려와 그 사이에 「높은 곳」의 외압이 있었을 거라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MBC측은 「훈장…」을 원안대로 방영하기로 결정, 문제를 조용히 해결했다. 제작진도 「외압」의 증거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 「훈장…」은 12일 방영예정이었으나 1주일 더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