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李載昊특파원」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그의 태권도 사범이었던 재미 태권도인 李幸雄씨(59)가 다시 화제다.
李씨는 지난 88년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로 있을 때 그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던 인물. 클린턴과는 지금도 사제(師弟)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李씨는 5일 밤 아칸소주 리틀록의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옛 주청사 건물)에서 열린 당선 환영회에 초대돼 클린턴에게 당선 축하인사를 했고 클린턴은 그를 껴안다시피 반갑게 맞았다.
클린턴은 李씨의 두 손을 잡은채 『그동안 바빠서 얼굴을 보지못했다. 여러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 내년1월취임식때 초청하겠다』고 말했다고 李씨는 전했다.
李씨는 지난 7월에도 아칸소 사람들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 클린턴을 만났었다. 선거운동이 한창일 때였는데 클린턴은 李씨에게 웃으면서 『미국사람들이 태권도에 관심이 많으니까 李사부(그랜드 마스터 리)께서 집회 때 태권도 시범회나 한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클린턴은 李씨에게 태권도 기본형을 배웠는데 송판 한 장쯤은 수도로 격파할 수 있는 실력. 클린턴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뜻이 있었기 때문에 李씨에게 오래 사사받지는 못했다. 『대통령은 이 점을 늘 아쉽게 생각한다』고 李씨는 말했다. 李씨는 클린턴에게 명예 4단증을 주었다.
서울 마포고 졸업생인 李씨는 1962년 태권도 사범으로 미국에 이민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도장을 열어 성공한 후 77년 지금의 리틀록으로 옮겨 미국태권도연맹(ATA)을 창설하고 회장이 됐다. 李씨는 88년 ATA 전국대회를 리틀록에서 개최할 때 당시 주지사였던 클린턴을 찾아가 협조 요청을 했고 이것이 사제의 연을
맺게된 계기가 됐다. 클린턴은 89년 李사부를 위해 매년 5월1일을 아칸소 태권도의 날로 정해줬다.